[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정준영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과 추가경정예산(추경)심의 구두 합의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추경 열차가 또 다시 지연되는 모양새다. 다만 국민의당이 중재안을 제시하고 있어 극적타결 가능성도 점쳐진다.
추경 심사를 둘러싸고 야당들의 입장이 갈리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복병이 됐다. 한국당은 처음부터 추경 심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민주당과 추경 논의에 합의한 바른정당은 각 의원들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바른정당은 내달 3일부터 상임위 심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과 함께 추경 심사에 협조할 것처럼 보였던 국민의당은 한국당 없이는 심사가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은 추경 심사에 대한 확언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바꿔서 흙탕물을 뿌리고 있다"라며 "특정정당 왕따를 운운하며 한국당을 돕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우 원내대표의 발언은 추경 심의를 위한 국회 상임위원회별 첫 회의가 줄줄이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들이 안전행정위원회 개의를 요구했지만 한국당 소속 유재중 위원장이 불참했고 야당 의원들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정무위원회는 전날 개의했지만 이진복 위원장을 제외한 한국당 소속 의원들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이 불참해 10여분 만에 산회했다. 오후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개의를 요구했지만 한국당 소속의 신상진 위원장이 불참하면서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이 구두 합의를 깼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미방위 회의가 무산된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국민의당에는 (추경 심사를)언제부터 할 것인지 분명히 해달라고 말했고, 그래서 국민의당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 표명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29일 "원내대표 회동이라든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 간 어느 회동에서도 한국당을 배제하고 추경 심사를 시작하자고 합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전 우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논의에 들어갔다. 김 원내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월요일에 의원총회를 열어 추경 심사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우리도 빨리 추경 심사를 했으면 좋겠다. 민주당이 너무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당이 중재안까지 제시해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당도 사실 동의를 한 상태다"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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