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28일(한국시간) 공개한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관련 비리 의혹 관련 윤리위원회 보고서에 한국과 잉글랜드의 '투표 거래' 의혹도 제기돼 있다.
보고서는 2010년 12월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스위스 취리히의 한 호텔에서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자와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등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잉글랜드는 2018년 대회 유치에 도전했고, 한국은 2022년 대회 개최를 원하던 상황. 캐머런 총리가 정 명예회장에게 잉글랜드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했고, 정 명예회장은 잉글랜드 측이 한국에 투표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했다는 게 보고서 내용이다.
잉글랜드의 제프 톰프슨 유치위원장은 애초 한국에 투표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정 명예회장의 제안에 동의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윤리위는 조사 내용만을 토대로 보면 규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정 명예회장은 투표와 관련해 논의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며 "정 명예회장이 부인하는 것보다 톰프슨이 자신의 이익에 반하면서도 의혹을 시인하는 게 훨씬 더 신뢰성이 있다"고 평했다.
한편 보고서는 잉글랜드 유치위원회가 각국의 지지를 구하는 과정에서 니콜라스 레오스 남미축구연맹 회장으로부터 여왕과의 만남이나 기사 작위를 요구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잭 워너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회장을 위해서는 잉글랜드 축구클럽에 워너 회장 '양아들'의 일자리까지 알아봐주기까지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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