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센터 한달새 700명 방문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서울 종로구 종로3길 17. 광화문 디타워의 15층에는 색다른 장소가 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이내 크고 작은 테이블과 소파 등으로 깔끔하게 디자인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퍼시스가 업무 환경별로 다르게 꾸며놓은 쇼룸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쇼룸은 아니다. 중앙에는 세미나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박스 형태로 마련돼 있다. 오른쪽의 공간은 '모델오피스'다. 이곳은 퍼시스의 영업직 직원 등이 실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퍼시스가 색다른 실험을 시작했다. '일하고 싶은' 사무 환경 조성을 위해 광화문에 '내 자리 없는 모델오피스'를 열었다. 22일 퍼시스에 따르면 광화문 센터는 5월15일 오픈 후 전날까지 686명이 다녀갔다. 대부분은 당장 사무실을 확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찾아온 고객이 아니었다.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나가다가 이런 곳이 생겼다길래 한번 둘러보려고 찾아온 이들이었다.
퍼시스 관계자는 "B2B(기업 간 거래)를 주로 하는 사무가구의 특성상 영업직원들이 관내 일반 기업, 관공서, 금융권, 외국인 기업, 콜센터 등을 직접 발로 뛰며 찾아다니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지만 광화문 한복판에 편하게 들를 수 있는 모델오피스를 마련해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브랜딩 효과를 노렸다"고 말했다.
퍼시스 광화문 센터를 방문한 고객들은 직군별 업무행태와 특성을 연구 분석해 도출한 5가지 '워크 스타일에 따른 전시 공간'을 관람하고, 실제 직원이 근무하는 업무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체험 후에는 사무 환경 전문 컨설턴트(O.C)와의 일대일 상담을 통한 구매도 가능하다.
퍼시스는 "영업직이나 광화문 근처에서 볼일을 본 후 오금동 본사에 복귀하기 애매한 직원들은 이곳에서 그날의 업무를 마무리한다"며 "이동에 허비하는 시간이 줄어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고, 고객들 역시 쇼룸을 둘러보러 왔다가 이들이 실제 어떤 식으로 업무를 하는지를 둘러보고 '모델오피스와 똑같이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해 오픈 초반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퍼시스는 최근 단순히 책상과 의자, 수납장 등 사무 가구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가구는 거들 뿐, 각 회사의 공간을 어떻게 하면 직원 업무 특성에 맞게 효율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지를 컨설팅하는 데 역량을 쏟겠다는 포부에서다. 이는 성장 정체의 타개책이기도 하다.
퍼시스는 한국의 직장인들이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집에 머무는 시간보다 5배 이상의 긴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낸다는 점에 착안했다. 바뀐 공간을 아직 경험하지 않았다면 '어차피 그곳은 회사'라는 회의 섞인 탄식은 잠시 미뤄두라고 주장한다. 퍼시스는 변화를 경험할 쇼룸에 올해 말까지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사무 환경이 문화를 만듭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새 브랜드 캠페인도 시작했다.
퍼시스는 변화된 접근법으로 5년 내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퍼시스의 매출액은 2315억원이었다. 이종태 퍼시스 부회장은 "IT와 통신 환경의 발전으로 협업과 소통이 더욱 중요해진 오피스 4.0 시대"라며 "퍼시스가 국내 사무 환경의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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