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안경환 후보자 사퇴, 안타까운 상황…목표의식 앞서 검증 안이해져”(종합2보)

강경화 장관 임명장 수여 뒤 유감표명
“스스로 마음 새롭게 새기고 검찰개혁 할 수 있도록 좋은 분 모실 것”
강경화 장관 임명 관련 야당에 양해 구해
“한미정상회담 앞둔 상황…야당도 이해해주기를”

16일 자진사퇴를 선언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에 대해 “목표의식이 앞서다 보니 약간 검증이 안이해진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안경환 후보자가 사퇴하게 돼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16일 자진 사퇴한 안 후보자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이 유감표시라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오늘 대통령의 (임명장 수여식) 전체 발언 첫 마디를 보면 유감스럽다란 표현을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안 후보자가 사퇴했지만 검찰 개혁은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스스로도 마음을 새롭게 느껴야할 것 같고 한편으로는 법무부, 검찰 개혁 놓치지 않도록 좋은 분을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와 검찰 개혁은 국민적인 요구”라면서 “검찰의 당면과제가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확보하는 것이고, 그런 검찰로 거듭나는 것이 국민들 요구”라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문 대통령은 이날 강경화 장관 임명이 야당과의 협치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인사 때문에 진통을 겪었는데 대통령과 야당 간의 인사에 관해서 생각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면서 “생각이 다른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야당과 인사에 관해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마치 대통령과 야당이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 임명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야당의 양해도 구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상황이 한미 정상회담이 코앞에 닥쳐왔고 또 G20도 있고 G20 전으로도 외국 여러 정상들과 회담이 있어서 외교부장관 자리를 도저히 비워둘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야당 쪽에서 널리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국회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임명장 수여 뒤 강 장관에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을 것”이라고 운을 뗀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라고 말하고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좀 유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강 장관 임명의 불가피성을 이야기하면서 협조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끝내 강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부분에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非)고시’출신인 강 장관을 임명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외교부 공무원들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순도로 따지면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곳이 외교부가 아닌가 싶다”면서 “그렇게 훌륭한 엘리트들이 많이 모여 있는 데도 우리 외교 역량이 우리나라의 어떤 국력이나 국가적 위상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다 우리 외교부 공무원들의 책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외교부 분들이 좀 더 분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외무고시 중심으로 폐쇄적인 구조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