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역사문제 단숨에 해결 안돼…한일관계 발전시켜야"

"위안부 합의, 한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해"
"北, 대화테이블 끌어내야…美·日과 협의"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2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로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제공: 청와대)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이승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을 만나 '위안부 합의'에 대해 국민들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면서 역사 문제는 지혜를 모아 논의하고 양국 관계 발전도 함께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니카이 간사장을 비롯한 특사단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합의 문제와 관련, "(아베 총리가) 친서에 담아주셨는데, 이 문제에 대해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며 "무엇보다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가 이 문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불편하게 하고 발목잡는 게 역사문제인데, 단숨에 해결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역사 문제는 역사 문제 대로 지혜를 모아 해결하고 다른 문제는 그것 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내용을 아베 총리에게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문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 문제를 언급했을 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어려움은 있지만 양국 관계는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양국 방문객 수가 700만명이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일본 국민들이 한국을 더 많이 방문해주길 희망한다. 일본 관광업계 관계자 대거 동행했는데 큰 도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정부간 셔틀외교 회복과 민간 외교 확대도 희망한다. 아베 총리를 G20에서 만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 "완전 핵 폐기를 위해 (북한에 대한) 압박·제재가 필요하다는 아베 총리의 말에 공감한다"며 "압박과 제재만으로 끝날 것 아니기 때문에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야 완전한 핵 폐기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핵 상황과 전개에 대해 미국·일본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