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5월 주요 생필품 판매가격 분석
닭고기ㆍ돼지고기ㆍ계란 3월부터 가격상승…오이ㆍ대파 등 주요 채소가격 하락세
가뭄 여파로 채소가격마저 상승 가능성↑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달 가공스프와 시판된장, 식초 등 주요 식자재까지 가격인상 대열에 가세하면서 식탁 물가를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햄버거와 치킨 등 외식물가는 물론 고병원성 조류독감(AI) 여파로 이미 오를대로 오른 계란과 닭고기에 이어 돼지고기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봄가뭄이 지속되면서 양파를 비롯해 채소가격도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소비자원이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통해 지난달 주요 생필품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달보다 가격 상승폭이 큰 상위 10개 품목 중 6개는 가공식품이었다. 가공식품은 스프(7.6%)와 즉석우동(5.4%), 된장(3.4%), 식초(3.0%) 등이 상승했고, 신선식품은 닭고기(11.9%), 무(5.3%), 고구마(2.7%) 가격이 뛰었다. 일반공산품은 구강청정제(6.1%)가 상승했다. 또 닭고기(11.9%)와 더불어 돼지고기(2.5%)ㆍ계란(0.9%)도 전월에 비해 가격이 올랐고, 3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하락폭이 큰 상위 10개 품목 중 9개는 신선식품이다. 여름철 수확이 시작된 오이(-24.2%)와 대파(-19.6%), 양파(-19.6%), 배추(-19.2%), 호박(-18.8%), 갈치(-14.2%), 감자(-10.5%), 당근(-9.7%) 등이 하락했다. 일반공산품은 치약(-7.5%)이 내림세를 보였다.
호박ㆍ감자ㆍ당근 등은 전통시장이 상대적으로 저렴했고, 갈치ㆍ대파ㆍ치약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오이ㆍ배추는 대형마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1년전과 비교하면 오징어(38.7%)ㆍ계란(36.3%)ㆍ돼지고기(25.6%)ㆍ닭고기(23.0%)ㆍ벌꿀(21.9%)ㆍ갈치(18.8%) 등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시금치(-65.9%)ㆍ오이(-47.3%)ㆍ참조기(-44.5%)ㆍ배추(-35.1%)ㆍ일반샴푸(-18.1%)ㆍ린스(-18.0%) 등이 하락했다. 어획량 감소로 인해 가격이 많이 상승했던 오징어와 갈치는 5월 들어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1년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달초 AI가 재발하면서 계란과 닭고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계란 한판(특란) 소매가격은 7967원으로 전년대비 55.6% 올랐고, 같은기간 닭고기 1㎏ 소매가(중품 기준)도 5878원으로 10.9% 비싸다.
이같은 가격상승은 소비자물가를 부채질할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전에 비해 2% 올랐는데, 농ㆍ축ㆍ수산물은 6.2% 뛰어 올해 1월(8.5%)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체 물가를 0.48%포인트 상승시켰다.
지속된 가뭄 여파로 안정세를 보이던 채소가격도 치솟을 가능성도 크다. 이미 양파 가격은 지난달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 9일 1㎏에 2043원으로 전년대비 34.7% 비싸고, 같은기간 풋고추(100g) 가격도 33.2% 뛰었다. 수박은 1년전보다 21.3% 오른 1만7629원에 판매됐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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