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시 문재인캠프 담당 기자 靑 행정관으로
野 "신권언유착"…민주당 과거 비판한 행태 재연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이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초대 내각 후보자들이 각종 의혹으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참모진 인선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여성 비하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임명을 강행한 데 이어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담당한 SBS 현직기자를 행정관으로 내정하면서 전 정권의 잘못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SBS 한 모 기자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내정돼 신원조회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한 기자는 SBS에 사표를 제출했지만, 아직 수리는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담당했던 언론인이 최소한의 공백기 없이 청와대로 직행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SBS 내부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당사자와 청와대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야권은 이를 두고 권력과 언론의 유착이라고 비판한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한 기자가 보도했던 '국가정보원, 헌법재판소 불법사찰' 기사를 지적, "탄핵에 영향을 미치고 당시 문재인 예비후보에 유리한 대선 구도를 만든데 대한 보상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실이라면 '신 권언유착'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논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야당 시절 언론인의 청와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2014년 KBS 출신인 민경욱(현 한국당 의원) 기자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직행하자 "권언유착"이라고 지적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은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인사에 대해 "김효재 정무수석 조선일보 출신, 김두우 홍보수석 중앙일보 출신, 이동관 언론특보 동아일보 출신"이라며 "조중동 합창단 인사"라고 지적했다.
탁 행정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이다.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전날 "청와대가 탁 씨를 행정관으로 발탁하기 전에 이런 문제를 몰랐다면 사실이 드러난 후에라도 즉각 인사를 철회해야 마땅하다"며 "문 대통령이 탁 행정관 임명을 끝내 강행한다면 반여성주의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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