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이 다시 미국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올해 들어 위안화 환율이 안정을 되찾고 외환 보유액도 다시 부풀면서 중국 외환 당국이 가장 매력적인 국채인 미국 국채를 더 많이 사들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145%까지 떨어져 지난해 11월10일(2.15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한 때 2.128%를 찍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 국채 1880억달러를 내다 팔면서 세계 1위 채권국 지위를 일본에 뺏겼다. 그러나 올 들어 1분기에만 290억달러어치를 매입하는 등 매수세로 돌아선 분위기가 뚜렷하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3월 말 현재 1조900억달러로 일본(1조1200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최근 위안화 환율 안정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굳히기 위해서라도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를 쓸어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왕랑샹 싱가포르개발은행(DBS) 홍콩의 채권시장 총괄은 "위안화가 평가 절상되면 중국은 외환 보유액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서 "시장에서는 그동안 중국의 외환 보유액 감소를 우려했는데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입하면 투자 심리를 북돋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위안화 약세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장됐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채가 다시 쌓이면서 중국의 외환 보유액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오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표할 5월 말 기준 외환 보유액은 6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은 5월 외환 보유액이 3조500억달러로 전월 대비 170억달러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 1월 처음으로 3조달러가 붕괴됐던 외환 보유액이 2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는 셈이다.
앞으로도 연내 위안화 환율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 공산당이 올 가을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금융시장 안정을 최대한 유지하려 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리징 JP모건 중국시장 주석은 SCMP에 "인민은행은 (올해 중국의 가장 큰 정치 행사를 앞두고) 위안화 환율이 큰 폭으로 움직이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환율은 연중 내내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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