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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종 종로구청장 "100년 가는 명품 보도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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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 출신 김영종 종로구청장, 더 걷고 싶은 종로 만들기 위해 친환경 보도블록 조성, 자연과 사람 어울리는 길 만들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울 종로의 길이 변하고 있다. 경복궁, 창덕궁 돌담길을 걷다 보면 다른 길에서 느낄 수 없었던 특별한 기분이 든다. 단순히 지나가는 공간, 알록달록한 화강판석으로 포장된 특색 없던 길이 종로구가 전국 최초로 시도한 ‘친환경 보도블록’으로 우리의 전통을 엿볼 수 있는 공간, 자연과 어울리고 사람을 생각하는 길로 변모하고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사진)는 본지기자와 만나 "쾌적하고 편안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한 ‘친환경 보도블록’을 직접 개발, 포장했다"고 밝혔다.


종로구의 친환경 보도는 보도블록으로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으로 스며들게 해 지하생태를 유지, 보도블록 문양도 대청마루, 궁궐 어도와 기와문양을 사용해 많은 사람들이 종로를 더욱 편하게 걷고, 전통을 보존 ·계승하는 종로의 정체성을 우리가 매일 걷는 길에 반영하는 사업이다.

김영종 구청장은 자연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기 위해 그저 지나기만하는 보도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보도 포장 방법과 재료부터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기존 보도는 바닥이 기초콘크리트와 석재판으로 이뤄진 ‘붙임 시공방법’이 적용된다. 이 방식은 공사 하자 발생률이 낮고 비용이 적게 들지만 비가 올 경우 빗물이 스며들지 못해 침수 가능성이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100년 가는 명품 보도 만들 것" 김영종 종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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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하에 매설된 상하수도, 도시가스 굴착공사 시 기존 포장면 철거에 따른 보도블록은 그대로 폐기되고 외부 충격에 약해 내구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반면 종로구가 시행하는 방법은 ‘석재판 깔기 시공방법’으로 포장의 기초가 되는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고, 20cm 두께 흙으로 기초를 쌓고 그 위에 모래를 깐 다음 돌(화강석)을 올리는 방식이다. 흙과 돌, 모래만을 사용, 빗물이 땅속으로 쉽게 흡수돼 침수를 막고, 보도블록 사이사이로 잔디와 같은 식물이 자랄 수 있어 땅속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친환경적 시공방법이다.

또 친환경 보도는 재료부터 남다르다. 기존 3~5cm 소형고압블록이나 얇은 화강판석이 아닌 10cm 두께 화강석을 사용한다. 내구성과 내마모성이 우수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급 자연재료로 일반 보도블록과 달리 발에 착 달라붙은 안정감이 든다.

자재비와 시공비 등 초기 투자비는 약간 높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유지보수와 재포장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굴착공사 후에도 재사용이 가능하여 자원절약의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친환경 보도블록은 콘크리트와 화강석을 결합한 재료로 쉽게 깨지지 않아 보도블록 표면에 잔다음이나 정다음을 해도 보도블록 기능에 영향이 없어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획일적인 붉은 색이 아닌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포장패턴까지 구현할 수가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포장패턴에는 고궁과 전통한옥이 많은 종로의 특성을 감안, 우리 고유의 전통 무늬와 색 등을 비교한 후 전통한옥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종로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대청마루’디자인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친환경 보도의 디자인과 시공방법에 대한 특허까지 출원했다.

구는 보도블록과 더불어 보도의 띠녹지에도 변화를 주었다. 키가 큰 관목류 대신 자연석 사이에 틈을 주어 잔디를 심는 방식으로 녹지공간을 확보, 폭이 좁은 보도의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이는 빗물 흡수를 더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화강석 보도와 대청마루 문양과 함께 조화롭게 어울려 친환경 보도의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종로구의 친화경 보도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화강석 구매비용이 높아 총 공사비가 크게 늘어나 상급 기관의 협조를 구하기가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화경 보도블록은 반영구적 재료로 조금만 멀리 보면 기존 보도블록 보다 이익이라는 점을 설득해 공사 관계자들의 이해와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친환경 보도는 건축사 출신의 김영종 구청장이 취임한 후부터 그 개념을 확립한 다음 자하문로를 시작으로 북촌로, 새문안로, 창경궁로 등에 조성, 앞으로 궁궐 주변과 역사, 문화적 가치가 있는 주요 거리를 대상으로 종로구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100년 가는 명품 보도 만들 것"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보도블록 설치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종로구의 친환경 보도블록은 전국의 천편일률적인 개성 없는 보도블록에서 보도블록 시공과 기능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시도로 지금도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시공방법을 배우기 위해 종로를 찾고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도시 거리는 그 도시의 얼굴이다. 종로구의 친환경 보도는 걷고 싶은 거리 조성에 기여, 100년 뒤에도 변하지 않는 종로의 명품 보도로 남아 우리의 후손들이 전통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종로의 품격을 더욱 높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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