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을 긴장시킨 트럼프의 신조어 'covfefe'

'covfefe'가 무슨 뜻인지는 트럼프도 모르는 듯

사진=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정체불명의 단어 '코브피피(covfefe)'를 남겨 전 세계 네티즌들을 긴장시켰다. 사전에도 등장하지 않은 이 단어의 의미가 무엇일지에 대해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트럼프는 끝내 의도를 밝히지 않았다.

31일(현지시간) 새벽 0시 6분. ‘트위터 정치’의 끝판왕인 트럼프 대통령이 수수께기 같은 글을 올렸다. "계속되는 부정적인 언론 코브피피(covfefe)에도 불구하고(Despite the constant negative press covfefe)"라는 트윗이었다.

그리고 나서는 깜박 잠이 든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을 수정하지도, 문장을 제대로 끝내지도 않고 놔둔 채로 있다가 오전 6시쯤에야 이 트윗을 삭제했다. 그 사이 이 트윗은 12만 회 넘게 리트윗되며 온라인상에 빠르게 퍼졌고 네티즌들은 이 단어를 어떻게 발음하고 해석하는지를 놓고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CNN방송은 '코브피피'를 보도를 뜻하는 'coverage'의 오타로 추정했다. 구글에서 검색하면 커피(coffee)나 집회(coven), 표지(cover), 무리(covey) 등이 유사한 단어로 제시된다. 일부 네티즌은 이것이 스웨덴어라고 하거나 커피 이름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유행을 보도해야 했던 CNN, NBC 등 각 언론사의 기자들도 이 단어를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 '코브피피', '컵페페', '코브페피', '씨오브이에프이에프이' 등 아무 발음이나 되는 대로 소개하는 기자들의 대혼란이 그대로 방송을 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신조어 '코브피피(covfefe)'가 화제가 되자 트윗 삭제 20분 만에 다른 트윗을 올렸다. 그는 “누가 이 코브피피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낼 것인가? 즐겨라!”는 말을 남기고 끝내 코브피피의 뜻에 대해 함구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이에 '코브피피'란 단어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말도 나왔다. 앨 프랭컨 민주당 상원의원은 CNN에서 이 단어의 뜻에 대해 “이디시어(유대인어)로, 나는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조롱했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한 토론회에서 “나는 그게 러시아인들을 향한 숨겨진 메시지인 줄 알았다”고 말해 장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패러디도 등장했다. 한 의류업체는 가슴에 ‘covfefe’라고 적힌 티셔츠를 22달러에 판다고 광고하기도 했다. 한 트위터 유저는 트럼프의 구호 ‘미국을 위대하게’를 패러디한 ‘미국을 코브피피하게(Make America #Covfefe Again)’라는 트윗을 올렸다.

covfefe 티셔츠

한편 이 단어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진땀을 뺀 사람도 있었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브피피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에게 “대통령과 소수의 사람들은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밤늦게 트위터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결국 그 역시 이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밝히지는 못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