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한번도 안가서 입학 취소 당연"
"삼성 승마 특혜 6명 중 1명이라길래 그런 줄로만 알아"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덴마크 현지에서 강제송환 돼 31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된 정유라(21)씨가 삼성 뇌물수수와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등 정씨에게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미 상당부분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본인의 체포영장에 적시된 ‘업무방해’ 혐의 등을 피하나가기 위한 준비된 답변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후 3시19분께 인천공항 출국장 탑승교 출구에서 취재진과 만난 정씨는 ‘이화여대 입학, 학점, 출석까지 특혜가 있었다고 조사돼 입학이 취소됐는데 인정하냐’는 질문에 “학교를 안 갔기 때문에 입학 취소는 당연히 인정한다”고 답했다.
정씨는 “저는 제 전공이 뭔지도 잘 모르고 한 번도 대학교에 가고 싶어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입학 취소에 대한 것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고 죄송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면접 당시 단복을 입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걸고 갔냐’는 질문에는 “당시 임신 중이어서 단복이 맞지 않아 입지 않았고, 메달은 이대뿐 아니라 중앙대(면접)에도 가져 갔던 것 같다”고 답했다. 메달을 가져간 것도 어머니(최순실)가 시켜서 입학사정관에게 문의한 후 괜찮다는 답을 듣고 들고갔다는 게 정씨의 해명이다.
이 같은 정씨의 답변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체포영장에 적시된 업무방해 혐의를 피해나가기 위한 준비된 답변”이라며 “답변과 관련해 변호인의 조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로만 발부 받았다. 당시는 특검 수사 초기로 정씨에 대한 뇌물수수와 외환관리법 위반 등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씨는 또한 삼성 승마지원 특혜에 따른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서도 “삼성전자 승마단이 승마 지원하는데 6명을 지원하는 중에 (제가) 1명이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셔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뇌물 혐의를 비켜 가는 답변이다.
현지 체류비용과 변호사 비용과 관련해서는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취재진들은 덴마크 현지에 있는 보모와 정씨의 아들, 변호사 비용을 체류 비용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했으나 정씨는 “전혀 모른다”는 대답만 내놨다. 현지 체류비용의 출처는 재산해외도피, 외환관리법 위반과 밀접하게 관련된 내용이다.
정씨는 과거 국민적 공분을 샀던 “돈도 실력이다”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머리를 조아렸지만 전반적으로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어머니인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에서 대해서도 “하나도 모른다”며 국정농단 파문과는 관련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정씨는 당초 예상을 깨고 취재진의 질문에 10분 이상 답변한 후 검찰 호송차에 올라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검찰은 정씨를 조사해 다음달 1일 오후께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씨에 대한 체포시한은 다음달 2일 오전 4시께까지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정씨가 받는 혐의는 업무방해와 뇌물수수, 재산국외도피·외국환관리법 위반 등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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