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진료 방조' 의혹으로 기소된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강제구인을 거부하며 법정에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판은 시작 5분 만에 종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선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4시 이 전 경호관에 대한 공판에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함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증인채택을 취소하고 재판을 종료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예상치 못하게 증인(박 전 대통령)이 건강 상태로 영장 집행을 강하게 거부했다"며 "검사가 약 1시간 정도 정당한 법 집행에 응해줄 것을 설득했음에도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에선 전직 대통령이시고 해서 오늘 물리적인 강제력까지 동원해 박 전 대통령을 강제로 구인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30분쯤 전에 검사가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 전 경호관이 공소사실 부인하고 있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가장 직접적인 진술할 수 있는 당사자라고 판단한다"며 다시 증인신문 기일을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출석을 강제할 수 있는 영장을 발부했음에도 증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일을 더 연장해도 출석이 보장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여 박근혜 증인 대한 증거채택을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서면조사에는 응할 생각이 있다고 하는데, 특검에서 동의하면 서면조사 방식으로 궁금증을 풀 수도 있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증인으로 채택된 뒤 공판 준비와 건강상 이유를 들어 법원에 불출석 신고서를 냈지만, 재판부가 전날 강제구인 결정을 내렸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은 이 전 경호관이 불법 의료행위를 방조한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만큼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청와대에서 이뤄졌던 의료행위를 집중 추궁할 예정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 불출석으로 무산됐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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