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삼성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수백억원대 승마지원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내일 들어오는 아이한테 특검이 진실을 밝혀주길 원한다"고 호소했다.
최씨는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 의혹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팀 감독 등이 삼성을 통해 이익을 얻기 위해 꾸민 일로, 정씨는 그 과정에 이용당했을 뿐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삼성 뇌물수수 사건 11차 공판에서 최씨는 "억울한 부분이 많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최씨는 재판장이 공판 말미에 피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삼성 승마지원 부분은) 딸이 걸려 있는 문제라서 걔가 상처를 많이 받았고 안민석 의원에게도 많이 당해 완전히 영혼이 나가있다"며 "내일 들어오는 아이한테 특검이 진실을 밝혀주고, 애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이상영 전 한국마사회 부회장과 안계명 한국마사회 남부권역본부장의 증인신문을 진행하며, 삼성이 최씨의 영향력을 알고 정씨에게 단독으로 승마지원을 했다는 정황과 승마계에 최씨가 '비선실세'라는 소문이 있었는 지 등을 확인했다.
이에 최씨는 검사 측을 지칭하며 "(증인신문을 통해) 본인들이 원하는 방향이 안 나오면 (특정한 방향으로) 몰고 간다"고 반박했다. 안 본부장에게는 "박원오 전 전무와 박재홍 전 감독,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친하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기도 했다.
최씨는 "박원오 전 전무가 자기들끼리 삼성을 이용한 거고 유라는 끼워 넣은 것"이라며 "저희는 중간에 지원이 끊겨서 (지원을) 못 받았고, 말은 모두 삼성 걸로 돼 있었다. 특검은 제가 끌고 갔다고 하는데 전 말이 얼마인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정씨를 포함한 승마선수들을 지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지훈련 캠프준비 단장으로 독일에 갔다가 삼성이 정씨만 단독 지원해 허송세월을 보내다 돌아왔다는 박재홍 전 감독의 진술에 대해서도 최씨는 강하게 반박했다.
최씨는 "박재홍 전 감독이 독일에 나간 이유가 혼자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기 위해서가 아니냐.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건 박재홍의 일방적인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안 본부장은 "대한승마협회에서 정식으로 요청을 했고 공기업(한국마사회)에서 절차를 밟아 파견 한 것"이라며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승인이 날리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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