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투협회장 "지분 100% 상장할 수 있게 규제 완화해야"
거래소 "기업의 자금조달보다 투자자 보호가 더 중요"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사모펀드(PE)들이 자금 회수하기 어렵다고 한다. 기업공개(IPO) 규제에서 PE는 예외적으로 규제를 풀 필요가 있다."(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기업 상장시 가장 중요한 게 투자자 보호다. 대주주인 PE가 상장하자마자 주식을 팔고 떠나면 무주공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상장유치부장)
최근 아이엔지생명, 삼양옵틱스 등 PE가 대주주인 기업들의 상장이 줄을 잇고 있다. PE업계에서는 상장이 투자금을 회수할 출구전략(엑시트ㆍEXIT)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규제도 화두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PE들의 상장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황영기 금투협 회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신문과 대화에서 "사모펀드(PE)들의 엑시트가 어렵다고 한다"며 "비싸게 사서 팔기가 어렵다는 면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는 기업공개(IPO)시장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장 규정은 투자금을 회수해 청산해야 하는 PE산업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PE들은 현재 대개 지분 50% 미만으로 상장 가능한데 지분 100%를 상장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주주가 바뀌어도 회사 경영진과 이사진, 사업모델은 그대로이며, 자연스레 시장에서 새 주인이 나타날 것이란 입장이다. 황 회장은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PE가 IPO 때 100% 지분을 팔 수 있다"며 "PE가 기업을 상장시킬 때 경영진을 좋은 사람으로 구성하면서 주식을 사라고 일반인들에 공개하는 것이고, 해당 회사의 사업ㆍ수익모델과 경영진은 바뀌지 않고 대주주만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PE들의 IPO 규제 완화보다는 투자자 보호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홍순욱 거래소 코스닥상장유치부장은 "기업의 자금조달보다 투자자 보호가 더 중요하다"며 "상장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기업의 계속성인데 PE가 대주주인 경우 시장에 주식을 처분하면 대주주가 사라지고 기업의 계속성이 위협을 받아 수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PE가 대주주인 경우 상장이 불가능했는데 최근 이 규제를 풀어 그나마 IPO로 PE들이 엑시트할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홍 부장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PE가 대주주가 되는 사례가 많아져 PE가 대주주인 경우도 매각 제한 등의 조건을 달아 상장 가능하게 조항을 바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PE들은 상장으로 돈을 벌수 있는 혜택을 입기 때문에 투자자들을 위해 책임지고 기업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PE들의 IPO 관련 규제가 없는 미국의 경우, 회사들이 자율적으로 주식매각을 일정 기간 제한하는 보호예수 규정을 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거래소 상장규정으로 매각을 제한하고 있다. PE가 최대주주일 경우 상장 후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1년이고, 1년 내 보유지분을 매각할 경우 지분을 인수한 신규 최대주주도 6개월의 보호예수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미국의 경우 전문 투자자가 많은 반면 국내는 개인투자자 비율이 높아 PE가 대주주인 경우 매각 제한 등의 상장 규제는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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