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지주회사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자회사 실적 개선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과 지주회사 섹터의 새 정부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SK, CJ, 한화, SK, GS 등 지주회사가 속해있는 서비스업종 지수의 올해 들어 상승폭이 11.96%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주 위주로 상승한 코스피 지수 상승폭 13.17%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중형주(7.62%), 소형주(1.46%) 상승폭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1분기 실적시즌에 들어선 4월 이후 상승폭도 4.45%를 기록했다.
지주회사 중 몸집이 가장 큰 SK는 이달 들어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8%가까이 상승해 17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LG, LS, 한화, GS도 상승추세를 이어가며 전 거래일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밖에 CJ와 효성은 5월 들어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고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두산 역시 주당 10만원 수준을 회복했다.
자회사 실적 개선이 지주회사 주가에 힘을 실었다. SK의 주요 자회사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넘어서며 주당 5만8000선까지 치솟았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만 30%를 훌쩍 뛰어넘는 호 실적이었다. SK텔레콤, SK디앤디, SK이노베이션 등 나머지 자회사도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이익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LG의 자회사도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다. LG전자는 1분기 시장 추정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증권사 호평이 이어졌고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던 스마트폰 부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까지 나오면서 지난 16일 52주 신고가인 주당 8만2000원까지 올랐다. LG화학이 6조원 대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LG디스플레이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인 1조원 대 영업이익을 거뒀고, 한중관계 냉각으로 조정을 받았던 LG생활건강도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주당 100만원 선을 회복했다.
자회사 실적 개선에 따른 지분법 이익 개선 기대감에 이어 새 정부 정책 기대감도 지주회사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 정부 정책 변화의 핵심은 자회사 배당 확대,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른 이사회 기능 회복과 지주회사 할인 요소 제거, 인적 분할 등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로 요약된다.
최남곤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섹터가 문재인 정부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관과 외국인투자자가 지속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지주회사는 여러 상장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만큼 상장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의 경우 지주회사 역할 강화로 경영권 프리미엄 가치가 상승, 지주회사 기업가치 상승에 일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자회사 요건 강화, 순환출자 규제 강화,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자사주 활용 제한 등 상법 개정안 세부 규제의 영향은 꼼꼼히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주회사를 통한 각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주회사 요건 강화와 법 개정에 대한 각 그룹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당장 2세 경영이 지속되는 기업들은 영향이 덜할 전망이지만 인수합병(M&A) 등 자체 성장 사업을 강화하는 그룹에 대한 차별화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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