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올 1분기 카드사들의 수익이 지난해에 비해 3000억원 가까이 오르며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대부분 일회성 수익으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순익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롯데·우리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1분기 순이익은 771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398억원)에 비해 3316억원(75.4%) 증가했다.
카드사별로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40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25억원 증가했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그룹 내부등급법 사용 승인을 받으면서 올해 신한카드의 대손충당금 산출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이에 회계 기준이 달라지면서 올 1분기 세금을 포함한 대손충당금 3600억원이 환입됐다.
신한카드는 대손충당금 이슈를 제외하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의 영향으로 270억원 가량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나카드는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50억원에서 올해 1분기 5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00% 늘었고 롯데카드도 412억원으로 71%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1분기 중 채권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이 345억원 발생했다.
반면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833억원으로 12.5%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마케팅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1분기에 영향을 줬다.
카드업계는 일회성 수익으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민금융정책의 일환으로 가맹점 수수료율 추가 인하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이같은 공약이 실현될 경우 수익이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연 매출 2억원 이하 0.8% △2억원 초과 3억원 이하 1.3%다. 문 대통령은 첫번째 구간을 점진적으로 낮추고 두번째 구간도 1.3%에서 1.0%로 낮추겠다고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작년 초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가뜩이나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올해에 추가로 이뤄진다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부가서비스 축소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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