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7.8% ↑…출국자 수 증가율의 '절반'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국내 거주자가 지난해 해외에서 카드로 쓴 금액이 143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로 큰 금액이지만, 환율 상승으로 오름폭은 출국자 수의 절반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6년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작년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금액은 143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132억6000만달러)보다 7.8% 늘어난 것이다. 증가폭은 2년 연속 한 자릿수로, 1년 전(8.7%)보다 소폭 둔화됐다.
출국자 수는 같은 기간 1931명에서 2238명으로 15.9% 증가했다. 해외 카드사용액 증가폭이 출국자 수의 절반 수준에 머무는 셈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사용금액이 그만큼 늘어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평균환율은 2015년 1131.5원에서 지난해 1160.5원으로 상승했다. 이는 해외 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2013년(11.8%), 2014년(15.7%)에 비해 추세적으로 줄어드는 배경이다.
지난해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는 모두 4692만1000장으로 2015년보다 22.1% 늘었다. 신용카드 한 장당 사용액은 305달러로 전년보다 11.7% 줄었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102억6800만 달러로 8.5%, 체크카드 사용액이 36억3100만 달러로 12.4% 각각 늘었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액이 100억 달러를 넘기기는 처음이다. 반면 직불카드는 4억100만 달러로 29.0% 줄었다.
해외에서 결제한 카드 금액의 증가세는 내수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지출 항목에서 민간소비 증가율은 2.4%로 집계됐다.
해외에서 카드로 쓴 사용액의 증가율이 국내 민간소비 증가율의 3배를 웃돌았다.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카드로 쓴 금액은 107억800만 달러(약 12조4000억원)로 전년보다 6.6%(6억6000만 달러) 늘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급감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회복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1724만명으로 전년보다 30.3% 급증했다.
그러나 2014년에 외국인이 국내에 쓴 카드 사용액(115억7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과 일본인 등 해외관광객이 크게 늘었지만, 1인당 씀씀이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객이 엔화 약세로 일본으로 몰린데다 사드배치 갈등으로 지난해 말 한국 방문을 줄인 영향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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