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 칼럼] 韓 중심외교, 평창 올림픽 이용해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5초

[데스크 칼럼] 韓 중심외교, 평창 올림픽 이용해야 백종민 국제부장
AD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지난해 8월21일. 브라질 리우 하계 올림픽 폐막식이 열리던 마라카낭 주경기장.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에두아르두 파에스 리우 시장으로부터 대회기를 받아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에게 넘기는 순간 도쿄를 소개하기 위한 영상이 경기장에 떠 올랐다.


도라에몽, 헬로키티 등 다양한 일본산 캐릭터들이 등장해 선수들과 관객들의 관심을 자아내던 중 영상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영상에 등장했다. 이 영상에서 아베 총리는 "폐회식에 늦겠는데"라는 대사를 했다. 폐회식 참석을 은연 중 비친 대목이다.

그런데 곧 놀라운 모습이 연출됐다. 무대 중앙에 올라선 슈퍼마리오 캐릭터가 의상을 벗자 아베 총리의 얼굴이 드러났다. 일국의 정상이 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거추장스러운 캐릭터 분장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자 전세계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베 총리가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2020년 도쿄 올림픽은 아베 총리가 심혈을 기울여 유치한 대회다. 마침 살아나고 있는 일본경제를 전세계에 홍보하는 데 올림픽은 최적의 이벤트다. 올림픽 준비를 빌미로 예산을 집행해 경기도 부양할 수 있다. 꿩먹고 알 먹는 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계에 전파를 탈 수 있는 이벤트를 아베 총리는 용의주도하게 이용했다.

아베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장 이후 한중일 관계는 미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두 '스트롱맨'만으로도 충분한데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뛰어들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핵과 미사일을 만지작거리며 세 명의 스트롱맨들을 자극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언제든 한반도 정세에 뛰어들 수 있다. 이들 네 사람의 말과 행동에 역내 평화는 물론 전세계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빚어졌던 안보외교 공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 시 주석, 아베 총리와 연이어 통화하고 회동을 준비하고 있다. 미·중·일·러에 특사 파견도 결정했다. 하지만 뻔한 외교 전략만으로는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한반도 위기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전략적으로 다가올 평창올림픽을 진정한 평화의 제전으로 승화시키려는 시도를 하면 한국이 중심이 된 외교가 가능할 수 있다. 북핵과 미사일로 유발된 안보 위기 상황에서 한중일은 2년 간격으로 연이어 세계 평화의 축제 올림픽을 개최한다. 2018년 2월9일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2020년 7월 24일에는 도쿄 하계올림픽이, 2022년 2월 4일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다


이 기회를 이용해 한반도 주위의 스트롱맨을 모두 올림픽에 초대하는 것은 어떨까. 시 주석은 다음 동계 올림픽을 넘겨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아베 총리는 불과 2년뒤 열릴 올림픽을 앞두고 최인접국 한국서 열리는 올림픽을 건너뛰기 애매하다. 만약 오는 9월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미국 로스엔젤레스가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초청할 명분이 충분하다. 평소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모습을 홍보하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초대만 받는다면 거절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의 아이스하키 결승전이 성사된다며 그야말로 빅이벤트일 것이다. 그자리에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경기를 관전한다면 그야말로 역사적인 일이 될 게다. 외교는 따 놓은 당상이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한다면 동북아 외교의 결정판이 될 수도 있다.


이쯤 되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막대한 차질을 빚은 평창 올림픽은 세계 평화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없다. 이제 평창 올림픽 개최일까지 270일이 남았다. 경기장 시설 등의 준비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백종민 국제부장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