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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은 중고도 비싸게 팔린다…소비양극화, 더 심해지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2초

에르메스 인기라인 최대 1년 기다려야 구매 가능
"중고라도 사자" 새 제품보다 최대 50% 비싸게 거래
전반적인 가계동향은 소득ㆍ소비 줄어들어 "살기 팍팍"

명품은 중고도 비싸게 팔린다…소비양극화, 더 심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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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신윤미 씨는 해외 명품브랜드 에르메스 벌킨백을 구입하기 위해 수개월 전 예약했지만, 현재까지도 대기 상태다. 신 씨는 "에르메스 본사에서는 언제 입고될지 알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중고 벌킨백이라도 구매할 수 있을까 싶어 알아보니, 정가대비 24% 비싼 1580만원에 거래 중이었다. 신 씨는 "사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반해 한정된 물량만 입고되니 중고가가 정가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것"이라며 "'거래 중'이라고 쓰인 걸 이번 제품도 이미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간 모양"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장기불황에 소비 양극화가 보다 심해지는 추세다. 고가의 명품은 웃돈을 얹은 중고품도 잘 팔리는 반면, 여유 소비 여력을 뜻하는 가계가처분 소득은 지속 감소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가의 명품 브랜드들의 희소성 마케팅은 적중했다. 에르메스 벌킨, 켈리 등 인기라인은 수개월째 재고 부족이다. 언제 입고되느냐는 질문에 에르메스측은 "언제 입고될지 모른다"며 "수개월째 물량이 없어 웨이팅도 안받고 있다"고 답했다.

물량을 쉽게 구하지 못한 이들은 중고 시장에 눈을 돌린다. 한 중고 명품 사이트에서는 벌킨백(25호·토고가죽)은 1700만원대~1900만원대다. 정가(1267만원) 대비 최대 50%가량 비싼 편이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매하겠다는 이들이 많아, 상태만 좋다면 없어서 못 파는 실정은 공식 판매처와 마찬가지다.


직장인 한재윤 씨는 "매장에서는 인기 제품 라인의 경우 길게는 1년까지 기다려야 구매가능하다고 했다"며 "파리 본점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싹쓸이 하는 통에 장담 할 수 없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한민국의 전체 실질 소득 수준은 지속 감소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9만9000원으로,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을 제외한 실질소득을 기준으로 0.4%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4/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물가 상승을 제외한 실질소득 기준 1.2% 감소한 431만2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과 함께 소비 수준도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36만1000원으로, 전년대비 0.4% 감소했다. 실질 기준으로 보면 감소폭은 1.3%로 확대된다. 소비지출은 전년비 0.5 감소한 255만원이며, 비소비지출은 전년비 0.2% 증가한 81만2000원이다.


지난해 4/4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도 323만9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 감소(실질 3.9% 감소)했다. 소비지출은 전년동기대비 3.2% 감소한 246만8000원, 비소비지출은 전년동기대비 0.4% 감소한 77만1000원이다.


월평균 가처분소득에서 소득 상위 10%는 크게 늘어난 반면 하위 10%는 큰 폭 줄었다. 하위 10%의 감소폭은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실제로 작년 3분기 월소득 기준 1분위(하위 10%)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71만7000원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6% 급감한 수준이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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