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530명, 다음달부터 유럽으로 7박8일 연수 떠나
-현대차,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년대비 6.8% 하락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현대자동차 직원 530명이 해외연수를 떠난다. 노사 합의로 실시하는 현대차의 해외연수는 올해로 16년째다. 사측은 회사 실적이 좋지 않으니 해외연수를 중단하자고 요구했지만 노조의 결사반대가 완강했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다음달 부터 우수 관리자와 조합원 총 530명이 7박8일 일정의 해외연수에 참여한다. 회차를 나눠 유럽의 선진 자동차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올 계획이다.
지난해는 22차례에 걸쳐 총 770명이 7박8일 일정으로 독일과 체코를 방문했다. 이들은 독일 뉘른부르크의 제네시스 주행시험장, 체코 공장(HMMC), 유럽 판매법인(HME)을 찾아 국내 공장과 해외공장의 생산성 등을 비교체험했다.
현대차 노사는 '회사는 해외견학(영업부문 포상성격은 제외)을 매년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경영상 부득이한 경우 별도 협의하고 그 규모와 대상자 선정을 노사합의한다'는 단협 27조(포상) 2항을 근거로 2002년부터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연수인원은 노사가 50%씩 선정한 우수 관리자와 우수 조합원으로 구성됐다.
올해 연수가 결정되기까지 노사 이견이 심하게 갈렸다. 최초 사측은 경영위기를 내세워 연수 중단을 요구했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이에 사측은 "유럽 대신 중국으로 가자"고 제안했으나 노조는 "유럽으로 가야한다"며 또 반대했다. 다시 사측은 "유럽으로 가는 대신 연수인원을 400명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노조는 또 반대의 목소리를 냈고 논의 끝에 530명으로 합의를 봤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중국,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글로벌 판매량이 108만9600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1.6% 줄었다.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 역시 전년대비 6.8% 하락한 1조2508억원에 그쳤다. 기아차까지 포함하면 양사 합산 영업이익은 1조633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3% 줄어든 상황이다.
그런데도 노조는 올 임금ㆍ단체협상에서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1인당 3000만원 꼴로 올려 달라는 것이다.
노조안대로라면 사측은 약 1조9000억원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해외연수 비용까지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확히 밝히긴 어렵지만 해외연수 비용으로 한해 수십억원이 소요된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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