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9일 중국 상하이포럼 참석해 기조연설, 8개월만에 중국행
사드로 악화된 한중 관계개선 기대감…이에맞춰 중국사업 속도내기 시작
정·재계 고위인사 만나며 인맥 넓힐 듯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중국통(通)'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을 재가동한다. 최 회장은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중국에서 열리는 상하이포럼에 참석한다. 최 회장의 중국행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배치로 악화된 한중관계 개선의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최 회장의 중국사업 재개가 민간외교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중국 복단대학교가 공동주최하는 상하이포럼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ㆍ해상 실크로드)를 집중조명 할 계획이다. 일대일로는 중국굴기를 지속하기 위한 수출활로 전략으로 시작됐다. 트럼프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과는 반대로, 일대일로는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표방하는 것으로 비치면서 각국의 호응을 얻고 있다. 매년 상하이포럼에 참석해왔던 최 회장도 이 기회를 통해 중국 공부에 힘을 쏟는다.
최 회장은 '아시아와 세계-새 동력, 새 구조, 새 질서'라는 이번 포럼 주제에 맞춰 기조연설을 하고 세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에게 이 포럼은 학술적 의미 이상이다. 중국 고위인사들과 새로운 사업을 논의할 수 있고, 중국에 대한 SK의 관심을 확실히 각인시킬 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이번 상하이포럼에도 중국 교육부와 상해시 정부 고위관계자가 참석한다.
최 회장은 오랜만에 중국에 방문하는 만큼 중국 사업장을 둘러보고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집중적인 교류 시간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ㆍ관계 인사와의 밀접한 관계가 사업 성공여부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의 '관시(關係)' 문화를 고려하면 최 회장은 이번에도 인맥 넓히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1998년 회장 취임 이후부터 중국 시장 공략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해도 매달 중국의 정ㆍ재계 고위인사와 만나며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출국금지와 사드문제가 한꺼번에 SK그룹의 중국 전략에 영향을 줬다. 이젠 두 가지 족쇄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최 회장도 중국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최 회장은 왕위푸 시노펙 동사장(회장),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 천민얼 구이저우성 당서기, 리커창 중국 총리 등 정계 주요 인사를 두루 만났다. 재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며 '사드 출구'를 만드는 작업이 가시화 된 만큼 중국에서 최 회장의 '운신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며 "최 회장이 경영목표로 제시한 '딥 체인지'가 SK의 중국 사업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중국 내에는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머티리얼즈의 대규모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신규사업으로는 SK(주)가 커얼친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