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본점ㆍ강북 수유중앙점에 이어 세번째 대규모 점포
'강남벨트' 구축, 파이 키운다…강남역~논현역 사이 매장수↑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올리브영이 강남 상권 확장에 팔을 걷어부쳤다. 명동에 이어 강남에 복층 규모의 메가스토어를 세우며 핵심 상권 선점에 나선 것. 올리브영은 사세 확장의 요충지마다 쐐기를 박고 국내 헬스&뷰티(H&B) 시장에서의 1위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이르면 9월 강남 상권 내에 첫 메가스토어 강남점(가칭)을 오픈한다. 서울에 소재하는 복층 규모의 메가스토어로는 명동 본점과 수유중앙점에 이어 강남점이 세 번째다. 올리브영측은 "추진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유력한 입점 후보지는 강남대로 429에 소재한 3층 규모의 건물로, 현재 이랜드그룹의 패션 브랜드 미쏘(MIXXO) 강남점이 영업 중이다. 각 층의 면적은 298㎡(90평)으로, 총 893㎡(270평)다. 업계 관계자는 "미쏘 운영이 종료되는 대로 내부 인테리어 등이 진행될 것"이라며 "오픈 시기는 오는 9월께"라고 내다봤다. 이랜드측은 미쏘 강남점 운영 종료에 대해 "강남역 상권 내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메가스토어 강남점이 세워지면 올리브영은 2호선 강남역에서 9호선 신논현역을 잇는 '강남 벨트'를 구축하게 된다. 강남역-논현역 사이에 세워진 올리브영 매장 수는 현재 총 8개로, 이는 같은 구역 내 경쟁사 GS왓슨스(1개ㆍ신논현역점)와 롭스(1개ㆍ강남점)의 매장 수와 비교해보면 8배 많은 수준이다. 다수의 매장이 포진해 있는 탓에 매장 간 거리도 짧다. 매장 간 평균적인 도보거리는 직선거리 기준 4분 내외다.
올리브영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H&B스토어 1위 자리를 굳건히 한다는 구상이다. 올리브영의 총 매장 수는 지난 3월말 기준 820개로, 회사측은 연말까지 900여개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매장 확대의 한 방편으로는 중소단위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한 가맹점 사업 확대도 거론되고 있다. 올리브영은 가맹사업 확대를 위해 2010년부터 영업 부내 가맹사업본부를 별도로 개설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험로도 예견되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하이마트, 올리브영 등 '카테고리 킬러' 소매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보를 바탕으로 이르면 상반기 첫 제재 대상을 가려낸다는 계획이다. 카테고리 킬러는 상품 분야별로 전문매장을 특화해 판매하는 매장을 지칭한다. 올리브영은 매출 규모가 커 구체적인 조사 대상자에 포함됐다.
실제 그룹 내 '캐시카우'로 불리는 올리브영은 최근 3년째 고성장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의 매출은 2014년 4212억원에서 2015년 1조1422억원으로 2.7배 외형이 확대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비 36% 증가한 1조5557억원이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2014년 413억원 규모의 영업익은 2015년 804억, 2016년 934억원으로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덕분에 CJ그룹의 오너일가의 곳간도 두둑해졌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구조를 보면, 오너일가의 지분이 44%가 넘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2.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CJ주식회사가 과반(55.01%)이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는 17.97%의 지분을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 있다. 이외에도 이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씨는 14.83%, 이 회장의 딸 이경후 씨는 6.91%를 가지고 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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