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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청담동 주식부자' 깜깜이 투자, 당신도 속을 수 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3초

저금리시대 유사수신 사기행위 증가
2012년 181건서 작년 한해 514건 쑥
가상화폐 등 최신금융기법 사기 극성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현직 검사장 최초로 구속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 그는 2005년 6월 오랜 친구 사이인 김정주 NXC 회장으로부터 회사 자금 4억여원을 빌려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사들였다. 당시 넥슨 주식은 장외 거래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몸값 귀한 주식이었다. 이듬해 이 주식을 팔아 넥슨재팬 주식을 사들인 진 전 검사장은 넥슨재팬이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 이후 30배 넘게 뻥튀기되면서 140억원이 넘는 불법 차익을 올렸다.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희진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강남 청담동에 있는 호화주택과 30억원대 부가티 등 고가의 외제차 사진을 게재하며 재력을 과시했다. 그는 원래 집안이 가난해 고깃집에서 불판을 닦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노래주점 웨이터로 일하는 등 온갖 고생을 한 '흙수저' 출신이지만 주식투자와 사업으로 자수성가했다고 강조해 왔다.


이씨는 "장외주식시장을 통해 당신도 이 같은 부를 누릴 수 있다"며 일반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그는 헐값에 매입한 장외주식을 "상장만 되면 대박이 날 것"이라며 장외주식 투자자들에게 되팔았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시세차익을 누렸다. 하지만 정작 이씨가 판매한 장외주식은 이후 상장에 실패했거나, 상장 후에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이씨가 확보한 유료회원 수가 3년간 평균 1500명 정도라는 점으로 미뤄볼 때 피해금액이 1000억원대에 달할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저금리시대를 틈타 투자자들의 고수익 열망을 악용하는 유사수신 사기행위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누구나 대박을 꿈꾸지만 일반 개미 투자자들에게 진 검사장과 같은 비상장 주식 '상장 대박'은 '그림에 떡'일 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사수신 피해 신고건수는 지난 2012년 181건에서 지난 2015년에는 253건, 지난해에는 514건까지 증가했다. 올해도 최근까지 유사수신 피해 신고만 130여 건 접수됐다. SNS를 통해 사회초년생에게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제4차 산업시대를 대비해 핀테크 육성에 힘을 쏟는 상황을 악용해 가상화폐, FX마진거래 등 최신 금융기법을 내세워 투자금을 모으는 사기수법도 급증하는 추세다.


한 유사수신업체는 자신을 독일에 본사를 두고 금 생산 및 제련, 가상화폐 발행ㆍ유통 등을 신개념 글로벌 재테크업체로 소개하고 투자 시 6개월에 400% 확정수익을 지급해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다른 업체는 'CB-Coin'이라는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여기에 게시되는 광고만 클릭해서 매월 8만원의 수익을 받을 수 있다며 가입비 명목으로 37만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주식시장 상장이 사실상 불가능한 업체를 곧 상장할 수 있는 것처럼 속이고 상장 후 주식가치가 폭등할 것이라고 꼬드겨 값어치 없는 주식을 팔아치운 사례들도 적지 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식으로 인가받은 금융회사는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하면서 자금을 모집하거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는다"면서 "최근 저금리, 저성장을 틈타 재산 증식 소망을 악용하는 유사수신 사기행위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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