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미국 아칸소주가 27일(현지시간) 오후 4번째 사형수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고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이 전했다. 아칸소주의 잇딴 사형 집행에 국제사회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결국 8일만에 4명의 사형수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아칸소주 교정당국은 이날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탈옥해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케네스 윌리엄스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사형 집행용 약물 투입을 앞두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이들의 가족에게도 "나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사랑하는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며 사과했다.
윌리엄스는 19세였던 1998년 아칸소대학 소속 치어리더와 그 친구를 납치해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도록 한 뒤 이들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이듬해 탈옥을 시도한 윌리엄스는 도주 과정에서 1명을 추가로 살해했고 붙잡힌 후 사형을 선고받았다.
윌리엄스의 변호사는 그가 일반인에 비해 지적 능력이 떨어지고 복역하며 종교에 귀의한 점 등을 들어 사형 집행을 막아보려 했지만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았고 사형은 예정대로 집행됐다.
아칸소주는 윌리엄스를 포함해 8일동안 수감자 4명을 사형했다. 앞서 아사 허치슨 아칸소주지사는 복역 중인 사형수 8명에 대한 형집행을 이달 17일부터 27일까지 실행한다는 계획에 서명했다. 사형집행에 쓰이는 약물인 미다졸람의 사용 기한이 이달 말 끝나기 때문에 그 전에 사형을 서두르겠다는 것이다.
아칸소주는 지난 20일 사형수 레딜 리를 시작으로 12년만에 형을 집행했다. 나흘 뒤 잭 존스와 마셀 윌리엄스에 대한 사형도 동시에 집행했다. 미국에서 동시 사형 집행은 2000년 이후 17년만에 처음이다.
아칸소주가 사형 집행 계획을 밝힌 8명 중 4명은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했고 이후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집행이 보류된 상태다. 이들은 정신감정과 수사 보강 및 감형 필요성 등을 이유로 집행 중단 명령을 받아냈고 이에 대한 검토가 이달 말 안에 끝나는 것은 불가능해 가까스로 집행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아칸소주의 이례적인 사형 집행에 대해 유럽연합(EU)과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 등은 "유례없는 국가 주도의 살인 행위를 멈추라"며 반발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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