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돈 가장 많이 쓰는 달…직장인 부담↑
잡코리아, 예상 지출비용 51만6000원·어버이날 가장 부담
유통업체, 홍삼과 어린이용 완구 등 매출 급증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5월에는 그나마 하는 소액저축도 힘들어요. 다들 황금연휴라고 해외여행을 계획하지만, 부모님과 조카들 선물 사기에도 지갑 사정이 좋지 않네요. 저에겐 돈 연휴입니다.”
여의도의 한 식당가에서 점심을 먹으며 한 직장인이 내 뱉은 말이다. 이 직장인의 하소연에 맞은편에 앉은 또 다른 직장인은 '동감'을 표하며 쉴 수 있어 좋지만 놀려고 해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음은 씁쓸한 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5월에 친구와 지인의 결혼식 3건이 있어 더 힘들다며 “쉬는게 다가 아니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각종 기념일을 앞둔 5월을 앞두고 4월 말부터 최장 11일이나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대한 ‘환호’와 함께 ‘곡’ 소리가 나오고 있다. 곡소리는 황금연휴와 각종 기념일과 연휴를 즐기기 위해 돈쓸 일이 많아진 가구의 한숨소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5월 지출 비용이 어느정도길래 직장인들의 한숨소리가 꺼지지 않은 것일까.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1387명과 구직자 699명을 대상으로 5월 초 황금 연휴 계획 및 예상 비용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각종 기념일에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은 평균 51만 6000원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잡코리아가 같은 주제로 조사한 결과인 39만2000원보다 30% 이상 많은 수준이었다.
5월 기념일 지출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념일은 ‘어버이날’로, 직장인들은 어버이날 선물과 식사 등으로 평균 27만2000원을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어린이날(평균 11만6000원)이나 스승의 날(5만원) 부부(성년)의 날(평균 7만8000원)에 비해 2배 이상 큰 비용을 예상하는 것이다.
실제 5월 각종 기념일 중 가장 부담스러운 기념일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8.1%가 ‘어버이날’을 꼽기도 했다. 어버이날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선물과 용돈 등으로 경제적 지출이 크기 때문(59.9%)’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았다. 이어 부모님이 좋아하실 만한 선물을 고르는 것이 어렵고(14.0%), 어딜 가나 사람들로 북적거려 피곤해서(11.9%) 부담스럽다는 답변이 있었다.
올해 어버이날 선물로는 ‘현금’을 준비한다는 응답자가 복수선택 응답률 68.6%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이어 △외식(48.2%) △옷이나 신발 등 의류잡화(8.1%) △꽃(7.7%) 순이었다.
5월에 유독 지갑이 많이 열리는 것은 유통업체들의 매출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비교적 고가에 속한 홍삼 제품 판매가 벌써부터 급증세다. KGC인삼공사가 최근 진행한 가정의 달 사은행사 ‘면역력을 선물하세요’의 매출 집계 결과에 따르면 화애락, 천녹삼 등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애락’은 315% ‘천녹삼’은 151% 성장했다. 가정의 달과 황금연휴가 겹치면서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선물 수요가 앞당겨 진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의 최근 남아 완구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남아완구 매출이 전년 대비 8.1% 감소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나 5월 어린이날을 앞두고 이달 들어 매출이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황금연휴를 즐기기 위해서도 지출은 필수, 이런 까닭에 이마트에서는 여행관련 상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수영복과 아쿠아슈즈 등 물놀이용품은 242.3%, 여행 가방은 8.6% 매출이 늘었다. 또한 등산용품과 카메라 매출도 각각 24.7%, 20.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가족단위 행사가 몰려 있는 5월을 앞둔 탓에 직장인들의 부담은 크지만 황금연휴로 유통과 호텔 등 업계는 최대 매출을 내며 활기를 뛸 것으로 보여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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