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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S for future]편의점, '도시락 파는 곳' 넘어 '문화'가 될 수 있을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4초

한창 클 때
…백화점·대형마트 등 사양길 걷는 가운데 '4만점 시대' 코앞
…성장세 향후 5년 지속 전망


미래 전략은 '글쎄'
…新사업 떠밀리듯 개발
…올리브영·다이소 등 신흥 유통강자 바짝 추격

[CVS for future]편의점, '도시락 파는 곳' 넘어 '문화'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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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편의점 수가 4~5년은 더 증가할 것" "언제까지 '편의점=먹거리'여야 하나 걱정"


백화점, 대형마트 등 다른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편의점은 아직 '한창 클 때'다. 앞서 편의점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진단했던 금융투자업계도 일단 향후 5년여는 성장을 이어갈 거란 낙관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편의점들은 호황을 즐기는 한편 5년, 10년 뒤 정체기를 대비한 트렌드 분석과 신사업 추진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26일 유통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업체들은 여전한 고성장세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면서도 항상 미래에 대한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편의점이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독보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지만 분명히 일본처럼 포화기가 올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며 "또 '편의점 하면 먹거리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아 최근 들어 비식품 카테고리 강화 등을 통해 점포 수 확대 외 질적인 측면도 챙기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CVS for future]편의점, '도시락 파는 곳' 넘어 '문화'가 될 수 있을까


세븐일레븐이 1989년 5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국내 1호점을 연 지 27년 만인 지난해 전체 편의점 수는 3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엔 편의점 '빅3'(CU, GS25,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만 3만141개에 이르렀다. 올해도 CU 1100개, GS25 1000개, 세븐일레븐 800개 등 편의점 신규 출점 러시가 뜨거울 전망이다. 신세계그룹도 후발 주자 이마트위드미 점포 수를 현재 2000여개에서 연내 2400개까지 늘리려는 등 규모 확대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인구 대비 점포 수는 '편의점 왕국' 일본보다 많아졌다. 한국 편의점 밀도는 1777명 당 1개(2015년 한국편의점산업협회 기준)로 일본의 2374명 당 1개(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 기준)를 넘어섰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편의점 평균 매장 면적은 40평으로 한국의 22평 대비 82%가량 크다"며 "한국 편의점 업체들의 방향성은 여전히 대형보다 소규모ㆍ다량 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편의점 업체들의 공격적인 점포 수 확대 정책에 한ㆍ일 양국의 격차가 축소된 것은 맞으나 '시장이 일본 수준으로 포화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CVS for future]편의점, '도시락 파는 곳' 넘어 '문화'가 될 수 있을까 이마트위드미 스타필드코엑스몰 1호점 내 도시락 코너(사진=이마트위드미)


성장 여력이 큰 만큼 채워야 할 부분도 많다. 이마트위드미는 지난달 29일 '미래형 편의점'이라며 서울 삼성동에 스타필드코엑스몰 1호점을 열었다. 약 132㎡(40여평)의 비교적 넓은 매장에 전례 없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고 광고했다. 이에 대해 다른 편의점들 반응은 시큰둥했다. 도시락, 샌드위치, 원두커피 등 차별화 상품으로 내세운 것들이 대부분 기존 편의점들이 주력으로 하는 식품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직접 조리한 도시락과 덮밥을 제공하는 '밥 짓는 편의점'은 여타 편의점에서 과거 시도했다가 집객ㆍ운영상 어려움에 접었던 사업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식품군 관련 신제품 출시, 서비스 도입 등은 더이상 미래지향적 전략이 아니라고 본다"며 "그럼에도 우리를 포함한 편의점업체들이 비식품군 판매ㆍ서비스를 좀처럼 늘리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GS25 관계자도 "식품이 주력이고 그 외 다른 서비스 상품들은 고객이 편의점을 보다 많이 찾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유인 수단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리브영, 다이소 등 신흥 유통 강자들이 무섭게 점포를 늘리면서 식품까지 팔아 편의점들을 긴장시키는 중이다. 특히 헬스앤뷰티(H&B)스토어 올리브영은 '라이프스타일숍'을 표방하며 앞으로 화장품 위주에서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상품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800여개 전 매장에서 건강 간편식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업계 트렌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CVS for future]편의점, '도시락 파는 곳' 넘어 '문화'가 될 수 있을까 세븐일레븐에서 선보인 '0720' 색조 화장품 세트(사진=세븐일레븐)


편의점들로서는 업태 변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세븐일레븐은 색조 화장품 판매 확대에 나섰다. 지난달엔 10ㆍ20대 여성층을 겨냥한 색조 화장품 브랜드 '0720'을 론칭했다. GS25는 이달 중순부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비욘드'를 2000여개 점포에서 팔기 시작했다. 앞으로 판매 점포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CVS for future]편의점, '도시락 파는 곳' 넘어 '문화'가 될 수 있을까 온라인 쇼핑몰 옥션, G마켓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9월부터 GS25와 손잡고 무인안심택배함 '스마일박스' 서비스를 개시했다.(사진=GS25)


택배 관련 서비스의 경우 자연스레 편의점의 영역으로 들어온 케이스다. 1인 가구가 택배를 맡기거나 찾기 가장 좋은 곳이 편의점이다. 세븐일레븐의 롯데닷컴ㆍ엘롯데 상품 픽업 서비스 매출은 매달 평균 7%가량씩 성장하며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 G마켓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GS25와 손잡고 무인안심택배함 '스마일박스' 서비스를 개시했다. GS샵도 지난달 GS25 편의점을 통한 상품 수령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발 더 나아가 CU는 자체 택배 서비스 'CU 포스트' 서비스에 돌입, 택배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다른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떠밀려 신(新) 사업을 추진하지 말고 더 다양한 서비스와 특화형 점포 등을 앞장서 개발해 동네 곳곳에 퍼져 있는 편의점 인프라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며 "'급하게 배고픔을 해결하고 어쩔 수 없이 생필품을 사는 곳'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활의 모든 편의 서비스를 구축, 소비자 만족과 매출 증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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