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한반도 긴장 한국도 책임…보수 세력 뭘 원하나"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한반도 정세가 긴장으로 휩싸인 데는 한국도 책임이 있다는 중국 내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내달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 정권을 겨냥한 비판성 발언을 쏟아 내 눈길을 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9일자 사평에서 "북한 핵 이슈와 관련해 한국은 스스로 무고한 피해자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면서 "최근의 사태에서 한국은 상황을 진정시키는 대신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한국은 현재의 긴장 상황에 대해 일부 비난을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 및 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에 대해 미국은 소극적이나마 반응했지만 한국의 거절은 더 단호했다"고 비난했다.

또 "중국과 미국 간 협력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유지에 중요한 데도 한국은 양국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분위기에 불안해하는 것 같다"면서 "특히 한국은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 사드 배치를 미룰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에게는 북한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하라고 요구하기만 해 북미 관계의 긴장 완화가 힘들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쟁이 일어나면 고통을 겪게 될 것이며 전쟁 도중 북한 정권이 붕괴하고 한국이 한반도 통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무력 사용을 반대하며 한국의 보수 세력이 북한을 향해 무분별하게 행동한다면 분명히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보수 세력을 향해서는 "진정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인지 아니면 혼란을 야기해 정치적 이득을 추구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이 좀 더 긴장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해서 북미 간 교착 상황을 타개하고 중미 간에는 더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길 희망한다"면서 "한국은 한반도 긴장의 결과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며 북중 간 대립을 통해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은 절대 실현될 수 없는 한국의 꿈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계속할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데 대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북한이 매주 미사일 시험을 할 돈이 있는가' 제하 논평을 내보냈다.

이 매체는 각종 사이트를 인용해 휴대용 대공 미사일 '스팅어' 1발에 3만8000달러(약 4300만원), 지상에서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LGM-118' 1발이 7000만달러(약 800억원),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1발이 150만달러(약 17억원)라면서 북한이 매주 토마호크 같은 미사일을 1발씩 쏜다면 1년에 7800만달러(약 888억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유지 비용, 연구개발 비용, 연료 등을 포함하면 천문학적 수치라고 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매우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북한은 지난 2012년 미사일 발사로 13억달러를 썼다고 하는데 그 해 북한의 경제 규모는 겨우 400억달러였다"면서 "핵이나 미사일 기술 개발에는 막대한 돈이 드는데 북한의 경제를 볼 때 향후 한미와 군비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생존하거나 강해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북한의 유일한 선택은 비핵화의 경로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