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을 통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특정해 지원하도록 했음을 의심하게 하는 정황이 법정 증언으로 드러났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18일 최씨의 '삼성 뇌물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의 증언을 했다.
김 전 차관은 "(2015년 7월) 박상진 당시 삼성전자 사장이 증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독대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정유라를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하라고 하셨다. 이제부터 정유라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한 게 맞느냐"고 검찰이 묻자 "그런 취지로 말을 했다"고 답했다.
검찰이 거듭 "대통령께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정유라를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하라는 지시를 했다, 그래서 이제 본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한 게 맞죠?"라고 묻자 김 전 차관은 "네"라고 대답했다.
그는 "당시 의아하고 충격적이어서 기억을 한다"고 말했다. 의아하고 충격적이었던 이유를 검찰이 묻자 김 전 차관은 "그 선수를 위해 삼성에 대통령께서 얘기를 했다는 게, 한 선수를 위해 부탁한 것이 저한테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기억이 난다"면서 "그래서 제가 거꾸로 '정말이요?'라고 다시 물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박 전 사장과의 당시 통화 내용을 'VIP 이재용 정유라 2020년 도쿄 올림픽 지원'이라는 내용으로 수첩에 적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지시라고 삼성에서 얘기했기 때문에 기억했다. 특별히 누가 보면 좀 그래서 그 정도로(키워드로만) 써놨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에서 뇌물 수백억원을 받거나 받기로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전날 박 전 대통령 또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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