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권한대행, 오늘 오후 펜스 美 부통령과 회담
북한 추가 핵실험 여부에 촉각…26일 인민군 창건일 긴장 고조
펜스, DMZ 방문 등 방한 후 연일 안보행보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미 양국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도발의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재확인한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북한의 인민군 창건 85주년을 맞아 6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미국의 대북 제재정책은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회담을 갖고 탄도미사일 발사 규탄과 함께 북한이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에 나설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한미 회담과 관련해 탄도미사일 대응도 중요하지만 양국이 향후 북한의 핵실험 여부에 더욱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대(對)한반도 안보정책이 바뀔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지만 이례적으로 침묵을 유지했다. 펜스 부통령도 방한 직후 주한미군과 가진 만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여러분들이 매일 접하는 위기를 또 한번 상기시켰다"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반면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계속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 국제공조를 통해 쓸 수 있는 모든 옵션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서는 눈감고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전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는 미사일 발사 외에 북한의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이 논의됐다.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을 단행하면 미국과 유엔을 중심으로 금융을 포함한 추가적인 경제제재조치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제시한 '최고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 정책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또 다시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미국은 경제제재 수위를 높일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도록 세컨더리 보이콧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핵실험이 단행되면 중국이 북한에 공급하는 원유파이프를 막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둘째날인 17일 오전 황 권한대행과의 회담에 앞서 DMZ(비무장지대)를 둘러보는 등 안보외교 활동을 이어갔다.
이른바 확장억제를 포함해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공약도 재확인하고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점도 강조할 전망이다.
펜스 부통령 방한 중 한 백악관 고문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의 차기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게 한미 양국의 공동 입장"이라고 밝혔으며 펜스 부통령 대변인도 이와 관련해 “사드 배치에 관한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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