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송윤정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가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의 진실을 추적한다.
15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세월호가 무려 3년 만에 인양된 이유를 파헤쳤다.
지난 3월 23일 세월호가 드디어 인양됐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침몰한 뒤 무려 1073일이 지나서야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의 모습은 그야말로 상처투성이였다.
제작진이 만난 미수습자 권재근 씨의 형 권오복 씨는 인터뷰를 통해 인양 당시 반잠수선 선박에 유해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전했다.
해수부는 뒤늦게 국과수 직원의 육안으로 확인해 본 결과 해당 뼈가 미수습자 유해가 아닌 돼지 뼈라고 정정했다. 제대로 확인을 거치기 전에 급하게 내린 결론을 발표해버린 것이다.
권오복 씨는 "거기 도착했을 때 바로 내가 먼저 뛰어 올라가서 확인한 거 아니에요. 족발 그 뼈가 딱 있어. 해수부 역시도 좀 안일하지만 아예 무슨 뼈인지 생각도 안 한 거예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제는 뼈 조각이 뚫린 유실 방지막을 통해 뻘과 함께 배출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실 방지막이 제대로 설치가 됐는지, 설치된 이후에 훼손은 없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확인은 없었다.
현장에서는 인부들이 뻘을 포대자루에 쓸어 담거나 뻘을 밟고 다니는 모습도 목격됐다. 미수습자 9인의 온전한 수습과 진상규명이라는 인양의 애초 목적은 배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후 점차 사라지는 듯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조사위원회가 만들어졌지만 조사를 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진상규명에 필요한 특조위 예산을 가지고 여당 인사들은 세금도둑이라며 활동을 하기도 전에 특조위원들을 비난했다.
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 김성훈 씨는 "조사기관이 조사를 하러 가서 문을 안 열어주니까 앉아서 농성하는 것도 아니고 한 달 동안 서로 교대해가면서 그러고 있는 게 참 되돌아보면 참담하죠. 특히 국정원이라든지 청와대는 아예 접근조차 하지 못했으니까"라고 회상했다.
가장 기본적인 구조 책임을 방기한 현장 책임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결국 총체적 지휘기관인 청와대로까지는 나아가지도 못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희생자들의 부모들은 자식을 잃은 그 순간부터 감시 대상이 됐다. 모르는 사람들이 주변을 맴도는 건 물론 심지어 딸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러 갔을 때조차 낯선 남자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고 고(故) 김도언 학생의 어머니 이지성 씨는 말했다.
이지성 씨는 "아니 나는 엄마예요. 우리가 무슨 죄인이에요? 우리는 죄를 지은 게 아니고 내 새끼가 왜 죽었는지 왜 정부가 구조를 안 했는지에 대해서 이유를 알고 싶다는 거잖아요.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이라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제작진은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 씨의 목포행에 동행했다. 참사 당시 몸에 소방호스를 감아 학생들을 구했던 김씨에게 세월호는 여전히 괴롭고 힘든 기억이지만, 김씨는 인양된 세월호를 직접 보고 싶어 했다.
사고 이후 외상 후 후유증을 앓고 있는 김씨는 더 많은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김씨는 "제가 조금만 더 거기서 침착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 못한 거 때문에 아직도 그 혁규도 바로 눈앞에서 있는 걸 그냥 다 놔두고 온 거고 일반인들, 학생들 눈이 다…"라고 고통스러워했다.
구조의 책임을 다했어야만 하는 책임자들은 그 이후 승진을 거쳐 더욱 높은 자리에 가 있는데, 목숨을 걸고 구조 활동을 한 이들에겐 기본적인 치료지원조차 요구해서 얻어야 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수색에 참여했던 민간잠수사 공우영 씨는 잠수작업 도중 목숨을 잃은 동료 잠수사 죽음에 책임이 있다며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했다.
김씨는 국가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죄를 묻는 이해 못할 정부의 태도에 분노하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갈 수 있겠죠. 국민인데"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3년간, 국가의 자리를 대신한 이들이 있었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왔음을 돌아보고 선체인양과 함께 밝혀져야 할 진실을 되새기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된다.
디지털뉴스본부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