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단초를 제공한 고영태(41)씨가 11일 저녁 긴급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고 전 이사를 체포하고, 그의 서울 강남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고씨가 인천본부세관장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인사와 관련해 20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를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 사무관이 자신의 선배인 김모씨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건네고 고씨는 최순실(61·구속기소)씨를 통해 이를 성사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김씨는 지난해 1월 인사에서 인천본부세관장에 임명됐다가 올 1월 퇴직했다. 검찰은 김씨가 세관장이 된 직후 이 사무관의 계좌에서 고씨 계좌로 돈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했다.
고씨가 관세청 인사에 개입한 정황은 검찰이 앞서 입수한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37)가 고씨 등과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파일에서 드러났다.
파일에는 고씨가 "내가 (이 사무관에게) '세관장님 앉힐 때 돈 들어갔으니까…적어도 돈을 벌려는 게 아니고 들어간 돈을 빼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만간 연락이 올 거야. 도움도 안 되는 세관장 앉혀놓고 돈도 못 받고 이게 뭐냐"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최대 체포 시한인 48시간 동안 고씨를 추가 조사한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고씨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펜싱 선수 출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들고 다니던 가방을 제작하면서 최씨와 가까워 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세운 더블루케이의 이사를 맡는 등 최측근에서 활동하다가 사이가 틀어진 후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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