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2경기 연속 피홈런…불규칙한 등판 영향 가능성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또 홈런을 맞았다. 연달아 두 경기 째다.
오승환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팀이 0-7로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으로 부진했다. 홈런은 1사 이후 허용했다. 신시내티의 베테랑 왼손 타자 조이 보토(34)가 1볼에서 오승환이 던진 시속 132㎞짜리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오승환은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경기(4-3 승)에서도 9회 1사 1,2루에서 3점 홈런을 맞았다. 4구째 시속 135㎞짜리 슬라이더를 오른손 타자 윌슨 콘트레라스(25)가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인 지난해 일흔여섯 경기에서 다섯 개밖에 내주지 않았던 홈런이 초반부터 연달아 나오고 있다. 미국 진출 이후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하기도 처음이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51)은 "유리한 볼카운트로 상대를 압도하던 묵직함이 보이지 않는다. 세인트루이스의 불펜 운용도 오승환에게 매우 불리하다. 마무리 투수로 멀티이닝(한 경기 2이닝 이상)을 책임지거나 너무 오래 쉬고 등판해 구위가 들쑥날쑥하다."고 했다.
오승환은 컵스와의 경기 이후 일주일 만에 등판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에 그쳤고, 제구도 나빴다. 투구 수 스물세 개 중 스트라이크는 열두 개였다. 홈런 이후 애덤 두발(29)에게 볼넷, 에우제니오 수아레스(26)에게는 중전 안타를 맞았다. 추가실점 위기에서 아리스멘디 알칸타라(26)와 잭 코자트(32)를 연달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 겨우 이닝을 끝냈다. 세인트루이스는 0-8로 패했고, 오승환의 두 경기 평균자책은 13.50점으로 올랐다.
송재우 위원은 "마무리라면 최소 사흘에 한 번은 마운드에 나가야 구속과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이 흐름이 끊겼다. 경험 많은 투수라도 좋지 않은 몸 상태로는 메이저리그 타자와의 대결을 이겨내기 어렵다"고 했다. 오승환은 컵스를 상대로도 8회 1사 1,2루에서 등판한 뒤 9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첫 이닝은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투구 수가 늘면서 실투가 나왔고, 이 공이 홈런으로 연결됐다. 개막전부터 서른네 개를 던졌다.
그는 2월 26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7-8 패) 때 시즌 첫 등판해 홈런 두 개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을 마치고 팀에 복귀해서는 3월 17일부터 사나흘 간격으로 마운드에 나가며 위력을 되찾았다. 정규시즌 개막경기 전까지 네 차례 시범경기에서 총 5이닝을 던지며 안타 두 개만 내주고, 실점하지 않았다. 삼진은 여섯 개를 따냈다.
송 위원은 "트레버 로젠탈(27)이 부상(오른쪽 옆구리)에서 회복해 곧 복귀할 예정이다. 이러면 세인트루이스의 셋업맨(마무리투수가 나오기 직전에 던지는 투수) 구성에 숨통이 트인다. 오승환도 규칙적인 등판을 통해 구위를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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