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 추가해 총 7곳으로 확대 방침
엑스레이 검색대 통과 이용객 거의 없어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벨기에의 철도 테러사건 후 시범 도입한 철도 보안검색 대상역을 올해 7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철도 보안 강화차원에서 이 같은 방침을 세웠지만 현재 기존 철도보안검색대도 이용객 불편을 이유로 사실상 사용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 '전시 행정'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5일 "이르면 이번 주께 (철도보안검색대 성과분석)내부보고를 마치고 확정해 외부에 발표할 예정"이라며 "보안검색 적용 대상역을 기존 4개역에서 3개를 추가해 총 7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국토부는 테러위협 증가에 따른 철도보안강화 세부대책 중 하나로 서울ㆍ오송ㆍ익산ㆍ부산역 등 KTX 4개역에 철도보안검색대를 시범 도입했다. 보안검색은 해당 역에 설치된 영상감시설비로 출입자와 의심물체를 점검(모니터링)하고 엑스레이(X-ray)검색대에서 철도특별사법경찰이 정밀 검색을 실시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위해 1개 역별로 엑스레이(X-ray) 검색대와 이동식 문형금속탐지기, 휴대용 폭발물 탐지기, 휴대용 금속ㆍ액체인화물질 탐지기를 도입했다.
국토부는 이 시범사업에 대한 성과분석을 최근 마쳤는데 이 결과에 따라 대상역 3곳 추가 확대 방침을 세운 것이다. 단 예산 문제로 추가될 3개역에 1대당 1억원 가량하는 엑스레이검색대는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문형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탐지견을 새롭게 도입해 권역별로 운영할 방침이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국토부는 시범도입 당시에도 공항수준의 모든 승객과 수하물에 대한 전면적 검색이 효과적이나 역사건물의 구조적 한계와 검색시간 소요 등 국민 불편이 예상 된다며 의심물체와 거동수상자 위주의 검색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철도보안검색이 이용객의 불편 최소화를 이유로 선별적으로 진행되는 셈인데 엑스레이 검색대를 이용한 보안 검색 사례가 미미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 1주일 중 이용객이 가장 많다는 금요일인 지난달 31일 오후 2시간여 동안 서울역에 설치된 엑스레이검색대를 통과한 철도이용객은 단 8명에 불과했다. 모두 캐리어를 끌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반면 검색대를 통과한 내국인은 한 명도 없었다. 검은색 캐리어를 끌고 가던 한 남성은 철도경찰이 엑스레이 검색대 통과를 요청하자 캐리어를 한 손으로 들어 흔들어 보였고 결국 별다른 검색을 받지 않았다.
일부 입구에만 보안검색대가 설치된 것도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서울역의 경우 맞이방이 있는 2층에 2개, 3층에 1개, 최근에 개통한 지하철 1ㆍ4호선 환승통로까지 입구가 총 4개인데 보안검색대는 2층 입구 한 곳에만 설치돼있다. 다른 역들도 마찬가지다. 익산역은 입구가 1개지만 오송·부산역은 2곳을 통해 열차를 타러 갈 수 있다. 보안검색대를 피하려면 보안검색대가 없는 입구를 통해 열차를 타면 되는 셈이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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