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벌타받고 눈물, 연장서 패하고 또 눈물."
렉시 톰슨(미국)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골프장 다이나쇼어코스(파72ㆍ6769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17시즌 첫 메이저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27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12번홀(파4) 직후 갑자기 4벌타를 받은 뒤 "어제는 전혀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팬들이 항상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날 17번홀(파3) 그린에서 불과 40cm를 남겨놓고 탭 인으로 홀을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마크를 한 게 오히려 화근이 됐다. 공을 다시 놓는 과정에서 2.5cm 정도 홀 쪽에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다는 TV시청자의 이메일 제보가 뒤늦게 접수됐고, LPGA투어는 곧바로 톰프슨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오소플레이 2벌타와 스코어카드 오기 2벌타로 순식간에 4벌타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은 셈이다.
파로 적어냈던 스코어가 쿼드러플보기로 돌변했고, 2타 차 선두에서 순식간에 5위로 밀렸다. 지난해 골프규칙 개정과 함께 스코어카드 오기에 대한 벌칙이 실격에서 2벌타로 완화됐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톰슨은 처음에 "농담이 아니냐"고 되물었다가 사태를 파악한 뒤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이후 2타를 더 줄여 공동선두에 복귀하는 뒷심에 더욱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이유다.
톰슨의 드라마는 그러나 딱 여기까지였다. 마지막 18번홀에서 4.5m 거리의 이글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추면서 유소연과의 연장전이 이어졌고, 결국 준우승에 그쳤다.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트위터를 통해 톰슨을 응원하고, 현장을 찾은 수많은 미국인 갤러리가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지만 다시 한 번 눈물을 쏟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