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지난달 3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 SK텔레콤과 KT의 경기를 앞두고 전광판에는 "5G 최고속도 초당 20.6Gbps"라고 표시됐다.
T5(SK텔레콤과 BMW의 커넥티드 카)에 탑승한 시구자의 모습이 5G 시험망을 통해 전광판에 나타나기까지 전달된 데이터 전송 속도다. SK텔레콤 응원석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구자의 모습이 전광판에 거의 실시간으로 전해질 수 있던 것은 5G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안타깝게도 SK텔레콤이 진짜 5G를 통해 뭔가를 보여준 것은 이것이 다였다. 아직 5G망의 상용화에 있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망을 구현하고 상용화하는데 있어 아직은 어려움이 있다"며 "실험실에서 연구하던 것을 안정적으로 시현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5G 어드벤처'라는 이름의 놀이공원도 드림구장 앞에 설치해 놨다. SK텔레콤은 파라오의 보물을 찾기 위해 4D가상현실, 타임 슬라이스, 인터랙티브 테이블 VR 워크스루 등을 모험하는 형식으로 '5G 어드벤처'를 꾸몄다.
SK텔레콤 측은 이 놀이공원에 대해 '5G가 선보일 응용 서비스를 고객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한 세계 최초의 5G 테마파크'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테마파크가 5G망으로 구현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 사실에 대해 알 수도, 관심도 없을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이날 비록 SK와이번스가 경기에서 패배했을지라도, 이날 야구장을 찾은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5G 어드벤처가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아이들에게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의 원동력이며, 현재 데이터 전송 속도의 한계를 넘어서는 통신 인프라가 5G'라고 설명하는 것보다 5G망을 가장 잘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이 '5G 어드벤처'이지 않았을까.
아이들의 웃음 속에서 새로운 5G 세상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졌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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