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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움과 비움의 역설…김호득.ZIP-차고, 비고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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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부터 6월 17일까지 총 17점

채움과 비움의 역설…김호득.ZIP-차고, 비고展 '차고 비고', 한지 액자, 70×75.7㎝, 2017 [사진=파라다이스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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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채워가다 보면 어느 순간 채운 곳이 비어 보이고, 비어 있던 곳이 도드라지기도 한다. 채울수록 공허해지거나, 비울수록 꽉 차오르는 순간을 저마다의 경험으로 느낄 수 있다.”

(재)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오는 30일부터 6월 17일까지 서울 장충동 복합문화공간 ‘파라다이스집’에서 동양화가 김호득 작가의 개인전 ‘김호득.ZIP- 차고, 비고 展’을 개최한다. 작가는 3년 만에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다. 김 작가의 지난 30여 년간 작업을 총망라하는 평면 및 설치미술 열일곱 점을 준비했다.

작가는 건물 외관부터 내관 바닥까지 전부 새하얀 전시장 공간을 충분히 활용했다. ‘차다’ 와 ‘비다’ 사이의 역설을 통해 실재와 허상에 대한 확장된 사고를 보여준다. 공간은 먹과 여백의 미를 살린 독창적인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전시를 설명한 브랜드 디자인실 박성희 대리는 “전시는 지난해부터 논의를 시작했다. 공간을 두고 작가의 숙고가 길었다. ‘차고, 비고(2017)’의 경우 창문을 하얗게 메운 전시장 벽을 그대로 작품으로 활용해 나란히 빈 액자를 거는 등 공간 자체를 패러디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채움과 비움의 역설…김호득.ZIP-차고, 비고展 '한 줌의 공간을 굴리다', 한지원료 닥 반죽, 가변크기, 2017(사진 왼쪽) / '흔들림, 문득-공간을 느끼다' 먹물수조에 흰 실, 2017 [사진=파라다이스집 제공]



작가는 ‘채움과 비움(2017)’을 통해 반복되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작업실 바닥을 채우거나, 닥종이 뭉치로 보이지 않는 공간을 시각화해 ‘한 줌의 공간을 놓다(2017)’, ‘한줌의 공간을 굴리다(2017)’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두 작품은 제작과정을 담은 영상까지 공개해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흔들림, 문득-공간을 느끼다(2017)’ 작품은 실을 타고 솟아오르는 먹물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표현했다.


최윤정 이사장은 “김호득 개인전은 작가 특유의 여백의 미와 흑과 백, 차 있음과 비어 있음의 다양한 의미들이 조화를 이루는 전시”라고 했다.


한편, 80여년 된 주택을 개조해 지난해 9월 개관한 ‘파라다이스 집(Paradise ZIP)’은 문화예술이 압축된 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본래 집 구조를 그대로 살린 분위기에서 시각예술,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공간은 건축가 승효상 씨의 재능기부를 통해 문화예술 아지트로 탈바꿈했다. 주목할 만한 작가의 메인 전시를 비롯해 디자인, 건축, 독립영화, 재즈, 클래식,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도 만날 수 있다. 모든 전시와 공연은 무료로 제공된다.


채움과 비움의 역설…김호득.ZIP-차고, 비고展 파라다이스집 전시장 외관 [사진=김세영 기자]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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