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만지기 전에 말하라."
29일 갤럭시S8과 함께 공개될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빅스비(BIXBY)'에는 삼성전자가 구현하고자 하는 새로운 미래가 담겨져 있다. 빅스비는 인간을 배우는 AI다. 인간 친화형 AI인 셈. 더이상 스마트폰 사용을 위해 친숙하지 않은 앱을 눌러대며 기능을 익힐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빅스비의 출현은 기존 AI장치들의 혁신도 예고한다. 음성인식과 머신러닝을 합쳐 몇 가지 기능에 국한돼 사용되던 AI와 달리, 빅스비는 스마트폰 내 거의 모든 앱과 연동된다. 향후 삼성전자에서 출시하는 가전제품과도 연결된다. AI가 우리의 삶에 깊숙이 침투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와 같은 AI로 진화시키는 상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 공개를 앞두고 공개적으로 빅스비에 대한 설명에 나선 것은 빅스비가 기존 음성인식 서비스와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갤럭시S8의 중심은 "빅스비"라는 것을 미리 강조한 후 고급 사양과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을 공개해 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선택은 사용자의 몫이다. 손과 목소리 중 무엇을 사용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홈버튼을 제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왼쪽 벽면에 빅스비 시동버튼이 부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빅스비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사용 습관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빅스비는 인간을 배우는데, 그에 앞서 인간은 갤럭시S8의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 특히 이미 사용자들은 삼성전자의 S보이스나 애플의 시리 등을 통해 음성을 통한 스마트폰 이용을 경험한 바 있다. 애플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자들 역시 이런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돼 대세는 이미 결정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더구나 지난해 삼성전자는 3억1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전세계 1위 스마트폰 제작사 자리를 고수한 바 있어 스마트폰 사용법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말하는 대로' 작동한다는 빅스비가 갤럭시노트7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을지 주목되는 한 주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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