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대표팀 탈락 기억 "히딩크 결정 이해"…이젠 지도자로 U-20월드컵 4강 도전
[파주=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신태용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47)은 선수들과 함께 오는 25~30일 수원, 천안, 제주에서 하는 아디다스컵 4개국 친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 대회를 통해 5월 20일~6월 11일에 하는 U-20 월드컵에 출전할 스물한 명을 결정해야 한다. 신 감독은 "선수들을 선택해야 하는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했다.
신 감독은 15년 전을 기억한다. 그는 성남일화(현 성남FC)의 선수였다. 2001년 프로축구 최우수선수(MVP)가 됐고, 한일월드컵(5월 31일~6월 30일)에 나가고 싶었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71)은 최종 명단에 그를 넣지 않았다. 신 감독은 성남 전지훈련지인 강릉에서 월드컵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았다. 그는 "아쉽지만 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 4강 신화 과정을 모두 봤다. 히딩크 감독님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했다.
이제 그가 15년 전의 히딩크가 될 차례다. 신 감독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재현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은 A조에서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신태용 감독은 "우리가 개최국이다. 잘 준비하면 승산이 있다"고 했다.
그는 4-2로 이기는 경기를 좋아한다. "1-0보다는 3-2가 좋고 지키는 축구보다는 밀어붙이는 축구가 낫다"고 했다. 다만 수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신 감독은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8강으로 이끌었지만 수비가 불안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상대가 역습해 들어올 때 커버 플레이나 전방 압박 등을 주문한다. 이를 통해 강한 수비 조직을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
신태용 감독은 2008년 성남 지휘봉을 잡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5년 동안 맡는 팀의 연령대가 낮아졌다. 성남, 축구대표팀 코치(2014)는 성인, 리우올림픽 대표팀(2015~2016)은 23세 이하, 현재는 20세 이하다. 신 감독은 "연령이 낮아질 수 있도록 더 세밀하게 선수들을 보고 훈련하게 되는 것 같다. 스킨십을 즐긴다. 이 스타일은 연령을 불문하고 항상 같다"고 했다.
신태용 감독은 "20세 이하 선수들은 앞으로 한국축구를 위해 잘 준비해야 하는 세대"라고 했다. 대표팀에는 백승호(20), 이승우(19ㆍFC바르셀로나) 등이 있다. 신 감독은 "천재라는 평가들도 많다. 천재라고 표현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지만 잠재력이 크다. 어떻게 이끌어주느냐에 따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대표팀은 아디다스컵을 통해 대륙별 대응전략을 찾는다. 오는 25일 수원에서 온두라스(북중미), 27일 천안에서 잠비아(아프리카), 30일 제주에서 에콰도르(남미)와 만난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마다 각각 강한 대륙이 있다. 이를 잘 살펴 최종 스물한 명을 정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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