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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봤자 남는 것도 없는 청춘…"나는야 탕진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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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도 인생계획도 엄두 못내는 그들, 소소히 쓰는 재미에 빠지다

아껴봤자 남는 것도 없는 청춘…"나는야 탕진재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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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직장인 박여리(27)씨는 종종 퇴근 길에 회사 근처 스파브랜드 옷가게나 로드샵 화장품 가게를 들린다. 박씨는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하루 동안 웃었던 순간을 찾기가 힘들다. 퇴근길에 옷 구경이나, 화장품 구경을 하면서 위안을 삼는다. 월급쟁이라 비싼 명품옷을 살 순 없지만, 평범한 옷 한벌 씩 사는 비용 정도는 투자할 수 있지 않나"라며 미소지었다.

요즘 절약보다는 쓰는 재미에 빠진 2030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소소하게 낭비하는 재미라는 뜻의 '탕진잼(탕진+재미)'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탕진잼을 검색하면 1만 여건이 넘는 게시물이 나올 정도다. '탕진잼'은 저성장, 취업난에 시달리는 2030의 신 소비행태로 급부상하고 있는 추세다. 탕진잼을 즐기는 방식도 취향따라 가지각색이다.


아껴봤자 남는 것도 없는 청춘…"나는야 탕진재머!"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탕진잼을 검색하면 수많은 게시물들이 나온다.


"행복한 순간을 산다" 기분파= 요즘 유행하는 인형뽑기는 대표적인 기분파 탕진잼의 사례다. 인형뽑기 매니아들은 인형을 갖겠다는 욕심 보다도, 인형을 뽑을 때의 '손 맛'을 잊지못해 게임을 즐긴다.


기분파 탕진재머는 순간의 즐거움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다.


퇴근길에 인형뽑기를 즐긴다는 회계사 이모(28)씨는 여태까지 뽑은 인형을 다 모으면 몇 백개는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씨는 "회사 근처에 인형뽑기방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버스를 기다리는 길에 우연히 시작하게 됐다"며 "인형을 뽑은 뒤엔 친구들에게 나눠준다. 인형을 모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게임 자체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아껴봤자 남는 것도 없는 청춘…"나는야 탕진재머!"



이노션월드와이드의 ‘대한민국 신인류의 출현: 호모 탕진재머에 대한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년 간 주요 포털사이트, 블로그, 카페, 커뮤니티 등에서 수집한 탕진잼과 관련된 약 6만건의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분파의 경우는 지나가다(7202건), 기분(6252건), 보내다(5854건), 재미(4279건), 발견하다(3767건), 즐겁다(3404건) 등의 연관어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한편, 후회하다(3135건), 반성하다(756건), 죄책감(272건) 등의 키워드도 나타나 충동적 소비에 대한 반성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아껴봤자 남는 것도 없는 청춘…"나는야 탕진재머!"



"이건 안 사면 오히려 손해야" 가성비파=돈을 쓰지만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에 위안을 삼는 탕진재머들도 있다.


가성비파의 특징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특정 매장에 가서 쇼핑 욕구를 푼다는 점이다. '올리브 영', '왓슨' 등 드럭스토어나, 다이소 등이 가성비파 탕진재머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장기불황과 청년실업으로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선 '가성비'는 모든 소비의 핵심 기준이 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소셜미디어(SNS) 메시지 900여만건을 분석한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가성비’언급은 2014년 25만 4288건에서 2016년 89만 9914건으로 2년 새 3.5배 이상 늘었다.


가성비파의 연관어로는 만족하다(3995건), 이벤트(2429건), 로드샵(2326건), 기능(2131건), 세일하다(2125건), 쿠폰(1213건), 가성비(1026건)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아껴봤자 남는 것도 없는 청춘…"나는야 탕진재머!" 가수 이기광이 MBC '나혼자 산다'에 출연해 자신이 모은 운동화를 공개한 모습.



"취향 저격" 득템파=수집하면서 탕진하는 재미를 느끼는 이들이다. 자신이 애정하는 아이템들을 모아놓고 만족감을 느낀다.


이른바 '덕질'이라고도 불리는 득템은 문구류부터 운동화, 피규어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꼭 물건이 아니더라도 맛집 탐방 등도 포함된다.


캐릭터 '미니언' 덕후 직장인 이모(30)씨는 미니언이 그려진 물품을 모으는 탕진재머다. 피규어는 물론이고, 화장품, 문구류, 스티커, 휴대폰 케이스까지 미니언이 그려진 제품은 거의 다 모으는 편이다"라며 "이런 돈을 아껴서 집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미니언이라도 보고 기분이라도 좋아지는 게 낫다"며 웃었다.


득템파 관련 키워드로는 행복하다(7559건)가 가장 많았고 모으다(5060건), 빠지다(4701건), 덕질(3524건), 정보(3205건) 등이 많았다. 득템파는 수집 자체만으로 행복을 느끼고 특정 제품을 얻기 위해 능동적으로 정보를 탐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껴봤자 남는 것도 없는 청춘…"나는야 탕진재머!" 사진=유튜브 캡처



"대신 탕진한다" 대리만족파=통장 잔고가 걱정되는 사람들은 남들이 탕진잼을 하는 것을 보면서 즐기기도한다.


유튜브나 아프리카 BJ들이 올린 쇼핑 리뷰도 인기다. '쇼핑몰에서 30만원 다 써버리기', '함께 탕진해요', '화장품 100만원어치 리뷰'등의 콘텐츠는 제목부터 '구매'를 강조한다. 조회수가 적게는 만여 건에서 많게는 십만 여건이 넘는다.


이들 영상을 보면, 자신이 구매한 물건을 포장 뜯기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보여주며 소개하는 형식이다. 성능이 좋은 지, 어떻게 쓰는 지 등을 설명한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내가 꼭 사고 싶었던 제품이다" "100만원 한 번 질러보고 싶다" "부러워요" 등의 댓글을 달면서 관심을 보인다.


탕진잼 빅데이터를 분석한 이수진 이노션 데이터애널리틱스팀장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작은 사치'가 과정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소비였다면 '탕진잼'은 더 작은 예산으로 소비하는 과정에 재미를 느끼는 차이가 있다"며 "현재의 만족, 행복을 추구하는 ‘욜로한(YOLO·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번 뿐이다) 탕진잼’을 좇는 성향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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