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서 타이틀방어 출격, 매킬로이와 마쓰야마, 스텐손 격돌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넘버 2' 제이슨 데이(호주)가 배수진을 쳤다.
올해들어 더스틴 존슨(미국)에게 세계랭킹 1위를 내주는 등 존재감이 없는 시점이다. 한 달 전 제네시스오픈이 최악이다. 4라운드 내내 70대 타수를 기록하며 공동 64위로 추락해 존슨이 우승과 함께 '新골프황제'에 오르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처지가 됐다. 존슨은 반면 지난 6일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멕시코챔피언십까지 제패해 점점 반격이 어려워지고 있다.
오는 16일 밤(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골프장(파72ㆍ7419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총상금 870만 달러)을 앞두고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유다. '골프전설' 아널드 파머(미국)가 개최해 메이저에 버금가는 빅 매치로 유명한 무대다. 올해는 특히 파머가 지난해 9월 타계한 이후 처음이라는 상징성을 더했다.
데이에게는 파머를 추모하는 타이틀방어전인 셈이다. 지난해 첫날부터 선두를 독주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고, 다음주 WGC시리즈 델매치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일궈내 순식간에 '넘버 1'에 등극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일단 코스와 찰떡궁합이라는 게 반갑다. 파머스오픈 '컷 오프'와 AT&T 공동 5위, 제네시스오픈 공동 64위 등 코스에 따라 기복이 심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존슨과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 필 미켈슨(이상 미국) 등 월드스타의 불참이 논란이 되는 분위기다. "파머가 없어 선수들이 등을 돌렸다"는 해석이 출발점이다. 문제는 그러나 2주 앞에 WGC시리즈 멕시코챔피언십이, 이 대회 다음 주에 다시 WGC시리즈 델매치플레이가 이어지는 등 3월에 특급매치가 몰렸다는 점이다. 선수들의 강행군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물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등판하는 등 엔트리의 면면은 여전히 화려하다. 1월 남아공원정길에서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했지만 2개월간의 재활을 통해 치료를 마쳤고, 멕시코챔피언십 공동 7위에 올라 이미 실전 샷 감각을 충분히 조율한 상황이다. '2승 챔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리키 파울러(미국) 등이 우승경쟁에 가세했다.
지난해 마스터스 챔프 대니 윌렛(잉글랜드)은 '모의고사'를 준비하고 있고, 찰 슈워젤(남아공)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등 '유럽의 전사'들이 대거 대서양을 건넜다. 한국은 유러피언(EPGA)투어 카타르마스터스 우승자 왕정훈(22)이 다시 한 번 PGA투어에 도전한다. 안병훈(26ㆍCJ대한통운)이 뒤를 받치고 있고, 노승열(26ㆍ나이키)과 김시우(22ㆍCJ대한통운)가 동반 출전한다.
매트 에브리(미국)의 통산 3승 도전이 장외화제다. 2014년 애덤 스콧(호주)을 격침시킨데 이어 2015년에는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에게 극적인 역전우승을 거두는 '에브리 신화'로 파란을 일으켰다. 이 대회 2연패가 PGA투어 통산 2승의 전부라는 게 재미있다. 본명은 '매트 킹 에브리', 자신의 우상 아널드 파머의 애칭 '킹'을 이름에 넣어 풀네임을 만든 남다른 사연을 더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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