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는 13일부터 연례적 방어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에 돌입하면서 북한의 도발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한미연합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KR연습은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며 다음 달 말까지 계속되는 독수리(FE) 훈련에 미국 전략무기를 대거 동원할 계획이다. 다음달 30일까지 실시되는 독수리훈련은 야외 기동 훈련인 반면 KR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 지휘소훈련(CPX)이다. 군은 키리졸브 연습이 종료되는 오는 24일까지 군인들의 골프장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지휘관들도 유사시 즉각 지휘가 가능하도록 위수지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했다.
KR은 한반도에 전개된 해외 증원 미군을 포함한 1만여명의 미군 병력과 한국군 30만 명 안팎이 참가하며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당시 훈련 이후 최대 규모다. 전략무기도 대거 투입된다.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비롯한 주일 미 해병대의 F-35B 스텔스 전투기 편대도 처음으로 한반도에 전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순 한국에 올 것으로 알려진 니미츠급 핵항공모함인 칼빈슨호는 F/A-18 전폭기 24대 등을 탑재해 중소 규모 국가 공군력과 맞먹는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B-1B 전략폭격기, B-52 장거리 핵폭격기 등도 훈련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이번 연합훈련에서 북한 핵ㆍ미사일 기지에 대한 예방적 선제타격 개념까지 포함하고 있는 '4D 작전'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작전계획 5015'를 적용해 평양의 영변 핵시설과 주요 지휘부 시설 등 합동요격지점(JDPI)을 구체화 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미는 지난 1일부터 독수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 양국 군은 다음 달에는 해군ㆍ해병대의 대규모 상륙훈련도 할 계획이다. 이 훈련에는 4만1000t급 강습상륙함(LHD)인 본험리처드함과 2만5천t급 상륙수송함(LPD)인 그린베이함, 1만5000t급 상륙선거함(LSD)인 애쉴랜드함 등 3척의 상륙함과오스프리 수직 이착륙기 등이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한미훈련에 대응해 북극성 2형 등 탄도미사일 발사와 6차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한반도 군사적 긴장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북한은 매년 한미합동훈련 기간에 탄도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를 연이어 발사해 긴장 수위를 높였다. 지난해에도 9차례에 걸쳐 미사일 20여 발을 쏴 올리면서 대남ㆍ대미 협박을 했다.
6차 핵실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일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 4발에 대해 "핵전투부(미사일 탄두 부분) 취급질서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핵탄두를 장착하려면 핵실험을 통한 핵무기 소형화기술을 보유해야 한다. 우리 군 당국은 물론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기술 보유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38노스는 지난 7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북쪽 갱도 입구에 대형 선적용 컨테이너로 보이는 물체가 등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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