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 일원동 개포 8단지 공무원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지난 2015년 1조2000억원에 사업지 전체를 매입해 추진하는 정비사업이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설계업체 등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받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앞서 현대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5년 컨소시엄을 꾸려 공무원연금공단에 1조1908억500만원을 주고 아파트 단지 전체를 사들였다. 12층으로 구성된 총 10개동에 전용 55㎡ 600가구와 66㎡ 780가구, 독신자숙소 300가구 등 1680가구로 이뤄진 곳으로 대지면적은 7만1946㎡로 옛 한국전력 본사부지(7만9342㎡)와 크기가 비슷하다.
현재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해 연말 공람을 진행했을 당시의 계획안을 일부 수정한 상태다. 지하 4층~지상 35층 높이의 아파트 18개동을 신축하겠다는 게 골자로 전체 가구수가 1980가구로 소폭 늘었다. 규모별 세대수 계획 역시 조정됐다. 60㎡ 457가구, 60~84㎡ 946가구, 84㎡초과 577가구로 이중에는 장기전세주택 219가구도 포함됐다.
정비업계에서는 서울시 심의만 제때 통과한다면 강남권 일대에서 가장 빠른 사업 속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공사가 전체 부지를 매입한 탓에 인허가 절차가 일반 정비사업장보다 간소하기 때문이다. 추진위원회와 조합이 없다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현재 소유주인 공무원연금공단은 임대 형태로 살고 있는 공무원 가족들의 이주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실제 지구단위계획 확정 후 서울시 심의만 통과하면 바로 착공이 가능하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역시 부지 매입비 중 남은 잔액을 내야하는 7월이면 분양 자체가 가능한 조건이 갖춰진다고 설명했다. 사업성도 갖춰진 상태다. 인근 일원 현대아파트(래미안 루체하임)의 경우 지난해 6월 3.3㎡당 3730만원의 분양가로 1순위에서 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곳 역시 3.3㎡당 4000만원 안팎으로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원이 없어 2000여가구 전량이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단지명은 현대건설의 새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 에이치(The H)'에 GS건설 브랜드 '자이(Xi)'를 결합한 '디에이치ㆍ자이'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관계자는 "일대에 대규모 사업지인 개포시영과 개포주공 1~4단지 등이 위치한 역세권 재건축으로 강남권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며 "인허가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11월께 분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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