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혜 기자] 배우 김지석이 무오사화 당시의 연산군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6일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진창규)에서는 연산(김지석 분)이 금기시됐던 사초 열람을 강행, 피의 숙청의 무오사화가 펼쳐졌다.
무오사화는 연산이 “김일손이 사초에 적은 세조에 대한 풍문과 김종직의 조의제문이 (증조할아버지인) 세조를 능멸한다”며 김종직과 그 제자 김일손 등의 51명 처벌, 그중 6명을 사형한 사건이다.
드라마는 무오사화의 발단인 조의제문부터 밟아나갔다. 조의제문은 옛날 중국 초나라의 황제였던 의제가 신하였던 항우에게 죽임을 당한 것을 슬퍼하는 내용인데, 유자광은 이 내용이 세조가 단종을 죽이고 왕이 된 것을 은근히 빗대어 세조의 잘못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연산은 세조를 능멸하는 것은 왕인 자신을 욕보이는 것이라며 이미 죽은 김종직의 관을 파헤쳐 그 시체의 목을 베고 그의 제자를 처형하면서 언로(신하들이 임금에게 말을 올릴 수 있는 길)를 차단해 절대 왕권을 손에 쥐었다.
이렇듯 무오사화가 연산의 폭정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사건인 만큼, 드라마에서도 폭군으로 변해가는 연산의 모습이 밀도 있게 펼쳐졌다.
김지석은 “역사적 인물을 연기하는 만큼 사료에 충실해 연산이 느꼈을 감정을 유추하며 접근했는데, 김진만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당시 연산의 감정보다는 내가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에 믿음이 생겼다. 한번은 ‘큐’ 사인을 주시기 전에 감독님이 나의 감정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대간들과 유생들이 연산에게 했던 말들을 소리쳐주셨다. 그땐, 내가 짐작하고 의도했던 톤이 아니라 전혀 다른 것이 나왔는데 그야말로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무오사화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역사적 기록을 토대로 하면서도 오롯이 현장에서 느끼는 것들을 조화시켜 내 감정을 우선시하는 것, 그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leh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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