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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탈그룹경영] 삼성 '전자' vs '후자', 달라지는 역학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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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전략실 해체로 각 계열사별 자율·책임경영
선단식 경영·수직구조 사라지고 각 사 이익이 최우선
삼성전자 의존도 높았던 전자계열사들 각자도생해야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거래선 다변화할 수 있는 계기될 수도

[삼성 탈그룹경영] 삼성 '전자' vs '후자', 달라지는 역학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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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삼성이 지난달 28일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각 계열사간 자율경영 체제를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 계열사간 힘의 역학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지난 1959년 이병철 선대 회장이 삼성물산 비서실을 설립한 이후 그룹 콘트롤타워를 중심으로 한 선단식 경영을 해왔다.


삼성의 선단식 경영은 계열사간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고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며 콘트롤타워의 신속한 의사 결정에 따라 각 사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스마트폰 등의 사업에 일본보다 늦게 진출했으나 패스트팔로워로써 세계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장점을 적극 활용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삼성의 각 계열사가 이사회와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자율 경영 체제로 전환된다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콘트롤타워가 중간에서 업무를 조정하지 않지 않기 때문에 각 계열사는 그룹 시너지보다는 각 사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열사별 독자 경영 전환, 전자 계열사가 가장 큰 영향=그동안 미전실은 막강한 의사결정권을 갖고 각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대규모 투자 등 경영 현안에 대해 미전실의 의견은 매우 중요한 잣대가 됐다. 이러한 권한에도 불구하고 미전실은 법적 책임은 지지 않았다.


미전실이 사라지면 각 계열사는 경영진과 이사회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사업을 이끌어가야 한다. 의사 결정 과정은 보다 투명해지고 자율 경영, 책임 경영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난 28일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앞으로 자율경영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았다. 이 역시도 각 사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최적의 방식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혼돈의 시기를 보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각 계열사간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되면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 전자계열사다. 전자계열사들은 그동안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수직 구조 체계를 통해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계열사로부터 적기에 고품질의 부품을 조달받으면서 빠르게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체계는 삼성전자가 세계 일류 상품을 개발, 출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부품 계열사들 역시 삼성전자라는 고정 거래처를 확보함으로써 안정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이러한 수직 구조의 맹점은 한 사업자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 다른 사업자도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갤럭시S8 발화 사건으로 삼성전자 IM부문이 고전하자 부품 계열사들도 타격을 받아야 했다.


삼성 부품 계열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으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삼성SDS의 삼성전자 의존도는 73%에 달하며, 삼성전기 61%, 삼성디스플레이 56%로 파악되고 있다. 그룹내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60%에 달한다. 그러다보니 그룹의 의사 결정은 삼성전자 위주였으며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들을 '삼성후자'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사라진 '미전실 우산', 독일까 약일까=각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되면 부품 계열사들은 우선 '미전실'이라는 우산이 사라진다. 부품 계열사들은 시장에서 다른 경쟁사와 동일한 지위에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혹독한 경쟁 속에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이 없는 계열사는 과감히 구조 조정했다. 각 계열사간 자율경영 체제로 돌입하면 경쟁력이 없는 계열사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이 부품 계열사에 꼭 나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부품 계열사들이 더 이상 삼성전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고객 다변화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경쟁력을 갖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공급선을 보다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배터리,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 등의 부품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품 계열사들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부품 계열사들에게 요구했던 '고통분담' 관행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전실이 사라진 상황에서 각 계열사들은 자사 이익을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고 과거에 비해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전실의 업무 조정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대표이사가 신속히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독자 경영 체제는 오히려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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