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평가전 부진했지만 4번 중책
오승환, 투구수 제한 있어 역할 중요
김태균, 평가전 5할…타격감 이상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이대호(35·롯데)는 1982년생 동갑내기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타의 핵이다. 오승환은 마무리투수, 이대호는 4번타자다. 3번타자 김태균(35·한화)도 1982년생이다. 세 선수는 임창용(41·KIA)을 제외하면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선배다. 이들에게 이번 WBC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대회일 수 있다. 그래서 의미가 남다르다.
WBC 대회는 투구수 제한이라는 독특한 규정 때문에 불펜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오승환의 존재는 그래서 빛난다. '뒷문'을 확실히 책임질 투수가 있기에 코칭스태프은 중간투수들을 어떻게 운용할지 훨씬 쉽게 계산할 수 있다. 오승환을 히든 카드로 쓸 수도 있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70)은 "확실하게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오승환을 중간 계투로 투입할 수도 있다"고 했다.
오승환은 대표팀에 한 명뿐인 메이저리거다. 이번 대회는 상위 라운드로 올라갈수록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상대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오승환은 "아는 선수가 나오면 동료들과 그 선수의 장단점을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이대호는 쿠바·호주 대표팀과 세 차례 평가전을 하는 동안 5번타자로 뛰었다. 김인식 감독은 우-좌-우 타선을 만들기 위해 3번 김태균, 4번 최형우(34·KIA), 5번 이대호로 중심타순을 짰다. 하지만 처음 대표팀에 뽑힌 최형우가 9타수 무안타에 그치자 계획을 바꿨다. 이대호와 최형우의 타순을 바꿔 최형우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이대호도 세 차례 평가전에서 9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타구의 질이 나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대호는 4번타자로 나온 2일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 1회초 큼지막한 2루타로 대표팀의 유일한 타점을 올렸다. 김태균은 세 차례 평가전에서 8타수 4안타 4볼넷 5타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오승환과 이대호, 김태균의 WBC 대표팀 성적도 좋다. 오승환과 김태균은 2006년 1회 WBC 대회부터 세 차례 모두 참가했고 이대호는 1회 대회만 빼고 모두 참가했다. 오승환은 아홉 경기에 출전해 1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2.70(6.2이닝 2자책)을 기록했다. 6.2이닝 동안 삼진을 열 개 뺏었다. 김태균은 열다섯 경기에 나가 타율 0.333(36타수 12안타)에 3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열두 경기에서 타율 0.345(29타수 10안타)에 7타점을 곁들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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