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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불통·무성과'…직장 내 회의 문화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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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국내기업 회의문화 조사 발표
50분 회의해도 1/3은 '잡담'으로 허비해
"회의 절반은 성과없이 끝나…문화 바뀌어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내 기업의 회의 문화가 효율성·소통·성과 측면에서 모두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1000명 중 90%는 회의와 연상되는 단어로 '불필요·상명하달' 등 부정어를 꼽았다. 50분을 회의에 1/3 가량은 잡담 등으로 허비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이같은 내용의 '국내기업 회의문화 실태와 개선해법' 보고서를 발표했다. 상의는 기업문화 개선사업의 첫번째 과제로 회의문화를 선정하고 상장사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국내기업 회의의 문제점과 원인 등을 조사했다.


"비효율·불통·무성과'…직장 내 회의 문화 '낙제점' ▲회의문화 부문별 진단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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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결과 직장인들이 회의문화에 매긴 점수는 100점 만점에 45점으로 낙제 수준이었다. 부문별로는 회의 효율성이 38점, 소통수준이 44점, 성과점수가 51점으로 집계됐다. '필요한 회의라서 하는 것인가', '회의 시 상하소통은 잘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각각 31%, 2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회의하면 떠오르는 단어도 부정어 일색이었다. '자유로움, 창의적'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는 9.9%에 그친 반면 '상명하달, 강압적, 불필요함, 결론없음' 등 부정어가 91.1%였다. 대한상의는 "시대가 달라졌음에도 산업화 시대 유효했던 일방적 지시와 이행점검식 회의가 많다"며 "전근대적 회의방식이 기업의 혁신과 효율을 떨어뜨려 경쟁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의 조사 결과, 회의는 전반적으로 효율성이 낮았다. 직장인들은 일주일에 평균 3.7회, 매번 평균 51분씩 회의를 했지만 절반인 1.8회는 불필요한 회의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회의의 약 1/3은 잡담과 스마트폰 보기, 멍 때리기 등으로 허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의가 불필요하다고 느낀 이유는 '단순 업무점검 및 정보공유 목적이라서'라는 응답이 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방적 지시 위주라서'(29.3%), '목적이 불분명해서'(24.7%), '시간낭비가 많아서'(13.1%) 등의 순이었다.


회의 참석인원 3명 중 1명은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필요하게 많은 인원을 모으는 회의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단 모이면 뭐라도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급적 많이 부르려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썩은 사과가 상자 속의 다른 사과들을 썩게 만드는 것처럼 불필요한 참석자의 회의태도가 전염돼 회의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비효율·불통·무성과'…직장 내 회의 문화 '낙제점' ▲직장인 회의 참석자 유형


불통회의도 문제로 지적됐다. 직장인들의 61.6%는 상사가 발언을 독점한다고 응답했다. 상사의 의견대로 결론이 정해진다는 답변도 75.6%에 달했다. 상의는 "리더들이 과거의 성공경험에 확신을 갖고 회의에 임하기 때문"이라며 "주어진 목표의 신속한 달성이 중요했던 과거와 달리 새 아이템 창출이 중요해진 시대인 만큼 외국기업 리더들처럼 열린 마음을 갖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의견을 촉진하는 회의리더쉽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투명인간' 직원도 불통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직장인들은 지난 일주일간 참석한 회의 중 1/3인 1.2회는 거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발언을 했을 때도 가진 생각의 절반도 표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회의 참석 유형 중에서는 가급적 침묵한다는 '투명인간형'이 39%로 가장 많았다. 대기업 A부장은 "리더가 침묵을 유발한다고 하지만 직원들도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임하고 있는지도 되돌아 봤으면 한다"며 "고민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니 리더가 발언을 독점하고 독단적으로 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상의는 "반대 의견을 개인에 대한 반감으로 인식하거나 업무 떠넘기기로 오해받을까봐 발언을 자제하는 경향이 보인다"며 "조직 구성원간의 낮은 신뢰도 역시 침묵의 회의를 부채질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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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없이 끝나는 회의도 많았다. 응답자의 55.2%가 이같이 답했고 실제로 46.1%에 달하는 회의는 실행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용도폐기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의는 "성과없는 회의에는 비과학적 업무프로세스 등이 작용하고 있다"며 "권한 위임이 부족하다보니 '어차피 위에서 결정할 텐데'라는 무력감이 만연하고, 실행 프로세스와 모니터링 체계가 없다보니 회의 그 자체만을 성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상의는 근본적인 해법으로 ▲상사의 권위적 리더십 ▲직원의 수동적 팔로워십 ▲토론에 익숙치 않은 사회문화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정보공유는 이메일로 하고 종료시간을 정하는 등 구체적인 실천해법도 내놨다.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부정적 회의문화 때문에 회의가 가진 긍정적 기능, 즉 조직원의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한 곳에 모으고 혁신을 도출하는 것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회의문화를 만드는데 기업들이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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