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에 연루된 30대현지 남성이 체포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이미 체포된 북한 국적 용의자인 리정철(46)과 연계됐을 것으로 추정하며 조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22일 밤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 콘도에서 30대 말레이시아인 남성을 체포하고 부근 다른 콘도에서 화학물질과 다수의 장갑·신발을 압수했다. 경찰당국은 이 남성의 집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이 김정남 피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말레이 경찰은 이미 체포된 용의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남성의 신원을 파악, 체포에 나섰다.
화학물질 등이 나온 콘도는 가재도구들이 버려져 있는 등 급히 비워진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감식반은 실내에서 지문을 확보하는 한편 이미 처분된 화학물질이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시료채취를 진행했다. 경찰 내 소식통은 "이 말레이시아 남성이 화학 관련 전문지식을 갖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경찰은 현재까지 북한 국적 리정철과 베트남·인도네시아국적 여성 2명 등 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주범격인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은 범행 당일인 13일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은 직후 출국해 평양으로 도주했고, 같은 용의자로 지목된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의 현광성 2등서기관과 고려항공의 직원 김욱일이 현지 대사관에 숨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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