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학생 길 잃고 손가락 절단…관광버스 추락해 운전자 사망하기도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2월 중순부터 대학교별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이와 관련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2일 새벽 OT에 참석한 대학생이 술에 취해 엘리베이터 기계실에 잘못 들어갔다가 손가락 3개가 절단되는 사고가 일어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강원도 원주로 OT를 가던 대학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추락해 운전자가 숨지고 학생 2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최근 몇 년 간 OT에서는 성희롱, 군기 잡기, 술 강권 등의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잘못된 OT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직장인 강모(29)씨는 "OT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기사를 볼 때마다 화가 난다"며 "학교에서 건전하게 하면 될 것을 꼭 멀리까지 가서 술 마시면서 하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현우(34)씨는 "(사건·사고 당사자)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라며 "15년 전 내가 신입생일 때도 버스 타고 멀리까지 가서 술 마시고 OT를 했는데 정말 술 마신 기억밖에 없다. 이런 문화는 이제 좀 없어져도 되지 않나 싶다"라고 얘기했다.
신입생들은 앞으로의 학교 생활을 기대하며 OT에 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OT를 다녀온 신입생 장모(20)씨는 "(OT는) 선배들과 동기들을 미리 사귈 수 있고 다른 과랑 친해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라며 "선배들로부터 수강신청 등 학교생활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이전에 아무것도 몰랐던 터라 OT가 유익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한양대 총학생회에서 지난 1~13일 2017학년도 신입생 1218명을 조사한 결과 'OT에서 가장 바라는 것'으로 '동기 및 선배와 친목 형성(60.5%)'이 1위를 차지했다.
OT는 진행하되 사고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교내에서 OT를 개최하는 학교도 생기고 있다. 숙명여대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들을 학교로 불러 학교 탐방을 하고 선배·교수들과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교내에서 OT를 하면 학교 시설들을 직접 보면서 학교생활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학생들 반응은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설명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