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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新산업 옭아매는 은산분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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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新산업 옭아매는 은산분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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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인터넷은행 K뱅크 내달 영업개시 앞두고 국회 발목
카카오·KT 등 기존주주 출자 제한
영업 초기 자본확충 난항 불보듯
야권 공감대 형성 완화 목소리 커져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인터넷전문은행의 성패를 가를 은산분리 완화가 결국 2월 임시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당장 다음달 영업개시를 앞둔 가운데,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시대착오적인 은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22일 은산 분리 완화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무위 법안소위는 만장일치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관례가 있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처리가 불가능해진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회기는 아니더라도 4월에 열릴 임시국회 때 속도감 있게 논의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탄핵 후폭풍을 감안할 때 법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은행지분을 10%(의결권 4%) 이상 가질 수 없게 한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인터넷은행을 주도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를 완화, 의결권을 34∼50% 행사하게 하자는 내용의 관련법이 5개 계류돼 있다.


현행 은산분리 제도하에서는 다날이나 카카오, KT 등 기존 주주가 전략적 투자자에 머물러야 하는 한계가 있다.


또 영업 초기에 자본확충에 난항을 겪을 경우 기존 주주들의 출자도 제한되면서 출범과 동시에 재무적 지표도 불안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T가 주도해 설립한 K뱅크는 다음달 문을 열자마자 개점휴업 상태가 될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이다. 은행 설립을 위한 초기 자본금 2500억원을 시스템 구축 등에 쓰고 남은 자금이 넉넉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K뱅크는 연말께 2500억원의 자금을 추가 증자해 총 500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증자를 단행하려면 주주 공고 등 최소한 6개월 전부터 준비 작업을 해야 하는데 법안 통과가 늦춰지면 증자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사업 확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 사례를 볼 때 중장기적으로 자산규모 5조~10조원을 확보해야 중금리 대출 등 위험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데 KT나 카카오는 현재 더 자금을 넣고 싶어도 넣을 수 없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정치권에 법개정의 당위성을 호소하고 있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 두 인터넷은행이 안정적으로 영업을 하려면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업무보고에서 "임시국회에서 자본시장법과 은행법이 처리되도록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역시 "인터넷전문은행이 처음부터 절름발이 출발을 할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만이라도 은산분리의 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그간 철저한 은산분리를 주장해왔던 야권 내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 새롭고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로 소비자 편의와 혜택을 확대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야심차게 문을 연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활발한 시도를 해야 하는 시기에, '돈 걱정' 때문에 옴짝 달싹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는 신 먹거리 발굴이 절박한 국내 경제상황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이라는 데는 야권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중 기존에 은산 분리 완화에 찬성했던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 외에도 민병두 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다수의 야권 의원들이 우호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업대출을 하지 않는 상태로 시작하며, 기업대출이 비대면대출 채널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대주주에 대한 대출을 금지하는 등 감시장치와 차단장치를 만들면 소비자 이익과 핀테크산업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은산 분리를 특별법 형태로 부분 완화해도 된다"고 밝혔다.


심성훈 K뱅크 대표는 "은산분리 완화가 곧 재벌의 사금고화로 이어진다는 것은 성급한 인과관계"라며 "사금고화나 대주주 신용공여 문제는 법과 규제로 풀어야 할 문제이며, 현재 발의된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기존 은행법보다 더 강한 규제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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