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정연구원, 22일 사회통합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박근혜 정부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자긍심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ㆍ경제에 대한 만족도나 사회적 지위 상승 가능성에 대한 인식도 계속 추락했다. 사회적 갈등과 경기 불황의 장기화는 물론 세월호 참사, 최순실 게이트ㆍ촛불집회·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 등으로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한국에서 살기 힘들다"라고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행정연구원은 22일 경기도 일산 연구원에서 세미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2016년 사회통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일반 국민 8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은 4점 만점에 2.7점에 그쳤다. 특히 2013년 3.0점(4점 만점)에서 2014년 2.9점, 2015년 2.9점, 지난해 2.7점으로 4년간 꾸준히 하락했다.
정치ㆍ경제 상황에 대한 만족도도 4년간 크게 떨어졌다. 정치에 대해선 2013년 3.8점(10점 만점)에서 2014년 3.4점, 2015년 3.4점, 지난해 2.8점으로 추락했고, 경제도 2013년 4.1점에서 2014년 3.9점, 2015년 3.8점, 지난해 3.3점으로 떨어졌다.
사회적 지위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2013년 2.7점(4점 만점)에서 2014년 2.6점, 2015년 2.6점을 유지하다 지난해 2.4점으로 내려갔다.
성장과 분배 무제에 대해선 두 가치를 모두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중도적' 성향이 늘어났다. 둘 다 중요하다는 응답이 63.9%로 전년도 59.8%에 비해 4%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답은 22.6%에서 19.0%로 3.6%포인트 줄었고, 분배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은 17.5%에서 17.1%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반면 10년간 이뤄야 할 중요한 국가 목표를 묻는 질문엔 경제성장이 42.2%로 가장 많았고, 국방강화 27.8%, 참여증대 21.4%, 환경보호 8.7%로 각각 나타났다. 본인의 이념에 대해선 중도적이라는 답변이 47.8%, 다소 보수적 23.3%, 다소 진보적 23.0%로 최근 4년간의 흐름이 유지됐다. 그러나 매우 보수적이라는 응답이 2013년 6.1%에서 지난해 2.9%로 감소한 반면, 매우 진보적이라는 사람은 같은 기간 1.7%에서 3.1%로 증가해 대조적이었다.
공공기관의 신뢰도에 대한 조사에서는 국회가 1.7점(4점 만점)으로 가장 낮았고, 중앙정부 부처나 검찰 2.0점, 법원 2.1점, 경찰·공기업·대기업 각 2.2점, 지자체·노조·신문사·종교기관 각 2.3점 등으로 낮았다. 의료기관·교육기관이 각 2.5점으로 가장 높았고, 금융기관·TV방송사·시민단체·군대 각 2.4점으로 뒤를 이었다.
청렴도에 대한 인식도 비슷했다. 국회가 1.6점으로 가장 낮았다. 이어 정부 부처·검찰 각 1.9점, 법원 2.0점, 경찰·대기업·공기업 각 2.1점, 지자체·군대·노조 각 2.2점,
TV방송사·신문사·종교기관·금융기관 각 2.3점, 시민단체·교육기관·의료기관 각 2.4점 등의 순이었다.
윤건 연구원 사회조사센터장은 "행복감이나 삶의 만족도, 사회적 소통 등이 낮게 나타나고 있어 이를 높이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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